SM그룹·동원그룹·LX그룹 등 HMM 인수 유력후보 거론
SM그룹, HMM 인수전 참전 공식입장 밝힌 유일한 그룹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7년 만에 매각 매물로 나온 시총 8조 8000억 원의 해운사 HMM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2013년 유동성 위기로 7조 원대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HMM 매각 예비입찰이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면서다. IB업계는 HMM 유력 인수후보자로 SM그룹과 LX그룹, 동원그룹, 글로벌세아, 하림그룹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산업은행 관리 들어간 HMM, 매각 공고


4일 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지난달 20일 HMM 경영권 공동 매각 공고를 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올해 4월 매각자문단을 구성해 매각 타당성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은 올해 내 경영권 매각에 착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 보유한 최대 주주다. 양 기관은 매각 절차를 진행하며 2조 7000억 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와 1조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구채 등을 올해 10월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겠다는 복안이다.

HMM이 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으로, 과거 현대상선이었던 HMM은 2013년 유동성 위기로 6조 8000억 원의 대규모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뒤 현재까지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매각 절차는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고, 2단계 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IB업계에선 HMM의 매각 대금이 최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인이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주식 40.65%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 금액이 3조 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여기에 1조 6800억 원 규모의 영구채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추정가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 확산”...공식 인수 입장 밝힌 건 SM그룹뿐


4일 뉴스포스트 취재에 따르면, HMM 인수 경쟁 구도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는 LX그룹, 동원그룹 등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후보자 그룹 가운데 한 관계자는 “여러 보도에서 인용되는 특정 회계법인 인수자문사 선정은 전혀 사실이 아닌데, 기정사실처럼 떠돌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로선 HMM 인수전 참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SM그룹이 유일하다. SM그룹 관계자는 “우오현 회장이 인수 의지를 밝힌 만큼, 최종 인수까지 간다고 봐달라”고 말했다. 최근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HMM 인수를 위해 최대 4조 5000억 원의 자금을 동원할 것을 공언한 바 있다.

다만 IB업계에 따르면, 공식 입장을 밝힌 SM그룹 외에도 LX그룹과 동원그룹 등이 HMM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갔다고 한다. 이외 하림과 글로벌세아그룹 등도 참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 후보군들이 HMM 인수전 참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을 망설이는 배경에는 글로벌 해운업 다운사이클 우려가 있다.

실제 지난해 5000p 상승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현재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해상 운임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인수후보들은 HMM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를 따져보며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HMM 3대 주주 SM그룹, 최종 인수 성공할까


 HMM 인수 유력후보자로 거론되는 SM그룹과 LX그룹. 구본준 LX그룹 회장(왼쪽)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뉴스포스트DB)
 HMM 인수 유력후보자로 거론되는 SM그룹과 LX그룹. 구본준 LX그룹 회장(왼쪽)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뉴스포스트DB)

HMM 인수 이후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는 인수후보자로 SM그룹과 LX그룹이 거론된다. SM그룹은 산업은행과 해진공에 이어 HMM의 지분 6.56%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또 인수 후 해운 계열사인 SM상선과 대한해운 등과의 시너지 효과가 커 우오현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SM그룹이 계열사 자금 등으로 최대 1조 원 안팎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LX판토스와 LX인터내셔널 등 육상과 창고사업 계열사를 거느린 LX그룹에게도 HMM은 해운업까지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업계는 LX인터내셔널이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발행할 주식 수를 1억 6000만주로 2배 이상 늘린 것에 주목하고 있다. LX그룹이 HMM 인수를 위해 2조 원 규모의 현금 동원력에 더해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현금 확보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글로벌세아그룹 등도 JKL파트너스, IMMPE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HMM 인수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HMM 인수전이 ‘빚잔치’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후보자로 거론되는 그룹들 모두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맺어도 6조 원대에 달하는 인수 금액을 마련하기에는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형편이어서다. 이에 따라 IB업계는 최종 인수인이 시중은행과 증권사로부터 나머지 자금을 차입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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