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라인 후(后)→WHOO 로고 적용
MZ세대 공략과 글로벌 진출 모색
중국 시장 부진…2분기 실적도 ‘흐림’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LG생활건강이 주력 브랜드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이하 후)의 신규 라인 론칭으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LG생활건강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로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후의 신규 안티에이징 라인 ‘로얄 레지나(Royal Regina)’를 출시했다.

기존의 후는 4050 연령대를 타겟으로 하며 궁중 화장품 컨셉과 고가 라인으로 무게감이 느껴졌던 반면, 해당 라인은 밝고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제품 용기에 기존에 사용하던 후의 한자 로고를 없애고, 영어로 ‘WHOO’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로얄 레지나 라인 앰버서더에는 2030 세대 공략을 위해 안소희를 기용했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행보는 올 초 정기 주총에서 예고됐다. 김홍기 LG생활건강 CFO 부사장은 “최근 3년간 중국 시장에서 후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패키지부터 브랜드 리뉴얼을 점차 추진할 계획”이라며 "제품 및 라인업 보강에 집중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가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일찍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에도 브랜드 설화수 리브랜딩을 통해 한자 대신 영어 로고를 사용하며 용기 디자인을 변경했다. 또, 연령대를 낮추는 전략으로 블랙핑크 로제를 모델로 발탁했고, 북미 시장을 고려해 헐리웃 배우 틸다 스윈튼을 추가 발탁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신규 라인 론칭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생활건강 이정애 대표가 신년사를 통해 북미 시장에 대한 계획을 밝혔고, 올해 초에 스타벅스와 아마존 출신인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로얄 레지나 라인은 주요 고객층은 2040대로 현재 국내 중심으로 판매 중이긴 하나 판매 동향에 따라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분기도 실적 ‘흐림’ 예상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국경 봉쇄 정책으로 현지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다. 보따리상과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고 중국 내에서 자국 제품을 소비하자는 소비 흐름이 나타난 것.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급격하게 꺾였다.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의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 6837억원, 영업이익은 16.9% 감소한 1459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뷰티 사업 부문의 매출은 7015억원,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12억 원으로 11.3% 줄었다. 북미지역 매출이 21.1% 늘었지만, 중국 매출이 14.1% 급감했다.

계속되는 부진으로 LG생활건강은 창사 이래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며 실적개선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들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 전망을 기대치보다 하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해 “중국향 채널 회복 지연으로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비용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면세 시장은 개인 여행객 증가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체 여행객 비중이 큰 편이기 때문에 수혜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회를 예측했지만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지난 12일 후의 신규 라인인 ‘로얄 레지나’를 선보이며 모델 이원화 전략을 택하는 등 개선을 위한 변화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