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시작
전국 9~24세 청소년 대상...파악 후 지원 예정

(그래픽=뉴스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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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전국 단위의 정부 조사가 처음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조사를 바탕으로 해당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과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12일 여성가족부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협업해 고립‧은둔 청소년의 생활 실태와 욕구를 파악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이날부터 내달 31일까지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정부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전국 단위 실태조사는 이번이 최초다.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고립 청소년'은 사회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긴급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적 지지 체계가 없는 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을 의미한다. '은둔 청소년'은 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거주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상태의 청소년들을 말한다. 의미는 약간 달라도, 위기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라는 개념으로 처음 알려졌다. 버블 경제가 붕괴되면서 숫자가 크게 증가해 지금까지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성별과 연령대가 다양하며, 인구는 150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민간단체에서 30~50만 사이 은둔형 외톨이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고, 지역 단위로 일부 지방차치단체에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여성가족부의 조사는 전국 9세에서 24세 청소년들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들은 QR코드 또는 온라인 주소에 접속해 사전조사를 진행한다. 사전조사 결과를 분석해 최종적으로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판단되면, 문자나 이메일로 별도의 링크를 발송해 본 조사를 시작한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로 ▲ 고립·은둔의 시작(시기, 기간, 계기 등) ▲ 고립·은둔의 생활양상(활동, 식생활, 수면, 건강상태, 사회적 관계 및 지지 체계 등) ▲ 고립·은둔 회복 및 복지 욕구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결과를 토대로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조사 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고립‧은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올해 새롭게 진행 중인 고립·은둔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시범사업과 연계한다. 고립‧은둔 수준 진단부터 상담과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시범사법 시행 지역은 서울 노원·도봉구·성북구·송파구와 대구 동구·달서구·달성군, 경기 수원시·성남시, 경상북도 포항시, 전라남도 여수시다. 시범사업이 시행되지 않는 지역의 고립·은둔 청소년들은 지역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기존 청소년안전망을 통해 심리·정서 상담을 우선 지원받을 수 있다.

신영숙 차관은 "지자체 및 청소년관련 기관에서는 많은 청소년들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시기 바란다"며 "실태조사로 고립·은둔 청소년의 현황과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의 일상회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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