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2024년도 그룹·계열사 사장단 인사 발표
정몽준 회장 장남, 1년 만에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그룹 내 경영 역할 강화
미래신사업·친환경·디지털 전환 목표 앞당길 듯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뉴스포스트=김주경 기자] 범현대가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그룹 장악력 확대에 나선다. 이번 승진은 정 수석부회장의 부회장 승진 1년 만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년 간 HD현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안팎의 현안을 직접 챙기며 실질적인 그룹의 수장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회장이 이번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현재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미래 사업전략과 투자계획을 직접 챙기고, 사업재편·계열사 인사 등 전반적 업무에서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의 이번 승진을 놓고, 현대차그룹에서 수석부회장을 거쳐 총수가 된 정의선 회장의 전철을 따르게 될지도 관심이다.

HD현대는 올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으로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그룹 주요 핵심 과제를 직접 챙기고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친환경·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HD현대 측은 설명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1982년생으로 지난 2021년 10월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후 이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수석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HD현대그룹을 꾸준히 성장시켜 왔다고 평가받는다. 올해 재계 순위는 한단계 상승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특히 HD현대가 힘을 싣고 있는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 목표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준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장기 비전을 기반으로 AI와 친환경 에너지 같은 신기술 분야에 집중해 HD현대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부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도 다각적으로 펼쳐왔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개발을 포함해 자율운항 기술과 스마트 해양 솔루션을 적극 도입  조선업계의 변화를 주도해왔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조선업의 위상을 높이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소 가치사슬 구축해 미래 사업 선도


정 수석부회장은 특히 수소 경제의 잠재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HD현대를 글로벌 수소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한 인물로도 받는다. HD현대가 내세운 수소 가치사슬 구축은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연계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인사 발표를 계기로 조선·건설기계·에너지 사업 등 경영 전반을 둘러싼 체질 개선 노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조선사업 부문은 안정적인 조업 물량확보와 공정안정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향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확대는 물론 초격차 기술 개발 및 내재화를 통해 불황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또 건설기계 부문은 차세대 신모델 개발 완료, 울산 신공장 준공, 시너지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 등 경영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정유·석유화학 부문은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조직문화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에 나설 방침이다.

조석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조석 HD현대 부회장. (사진=HD현대)

한편 이날 인사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조석 사장이 HD현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조석 부회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에는 김영기 부사장이 사장이, HD현대삼호 대표이사에는 김재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 내정됐다.

(왼쪽부터)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신임 대표이사, 김재을 HD현대삼호 신임 대표이사. (사진=HD현대)
(왼쪽부터)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신임 대표이사, 김재을 HD현대삼호 신임 대표이사. (사진=HD현대)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 내정자는 1966년생으로 경희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력기기 연구소를 시작으로 제품개발과 영업, 생산 등을 두루 거친 건설기계전문가다.


HD현대일렉트릭·HD현대삼호 사장에 김영기·김재을 내정


1965년생인 김재을 HD현대삼호 사장 내정자 역시 조선 전문가다.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뒤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설계와 생산을 경험한현대중공업에서 기술본부장과 생산본부장, 조선사업대표를 맡았다.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정임주 HD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장 부사장은 송 사장 내정자와 함께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왼쪽부터) 송명준 신임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정임주 HD현대오일뱅크 공동대표이사. (사진=HD현대)
(왼쪽부터) 송명준 신임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정임주 HD현대오일뱅크 공동대표이사. (사진=HD현대)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내정자는 1969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에서 재무·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공동대표에 내정된 정임주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 경영 환경 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정세 변화, 유가 및 환율 변동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은 핵심 사업별 경쟁력 강화와 미래 친환경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향후 미국 등 해외 시장 확대는 물론 초격차 기술 개발·내재화를 통해 불황 속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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