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승리"...만장일치 파면에 환호
"고생 많으셨어요"...경찰에 인사 건네기도

광화문 세종로에 경찰차벽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광화문 세종로에 경찰차벽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뉴스포스트=김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거리는 삼엄한 경비 태세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도로 통제로 세종대로는 차없는 거리의 말끔한 상태를 유지했으며,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설치된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탄.핵.기.각!" 태극기를 든 보수단체는 소리를 높였다.

광화문 일대 보수단체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광화문 일대 보수단체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펜스 넘어 반대편에 있는 시민단체 모임 및 천막당사에서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파.면.가.자"를 외쳤다.

현장에서 정치 유튜버들은 카메라를 들고 실시간 생중계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10시 50분. 파면 여부 결정을 10분여 남겨 놓은 시각. 시민들은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가로질러 안국역 인근 전광판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50분 경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인파가 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오전 10시 50분 경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인파가 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오전 11시가 되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인파들은 일제히 숨죽여 방송을 예의주시했다. 헌법재판관 8인이 차례로 재판장에 등장하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운명의 시간을 맞았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판결문을 읽기 시작하자 시민들은 양손을 모으고,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 일부는 한 손에 든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역사적 순간을 담기도 했다.

안국역 인근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 심판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안국역 인근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재판소 심판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피청구인은 헌법 및 계엄법이 정한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였으므로, 헌법 제5조 제2항...제11조 제1항 등을 위반하였다"라는 재판관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일제히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후 결정문 낭독에서 '침해하였습니다' '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등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며 "옳소"를 연호했다.

안국역 일대에 모인 인파가 헌재 결정문 낭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안국역 일대에 모인 인파가 헌재 결정문 낭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결정문을 낭독한 지 15분이 경과 된 시점에는 결과를 예상한 듯 시민들은 얼굴에 깊은 미소와 함께 안도의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11시 22분. 문 재판관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며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피켓을 들고 흔들며 환호했다. 한쪽에서는 부둥켜 끌어안고 춤사위를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헌법재판소 전원 인용 파면결정 직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헌법재판소 전원 인용 파면결정 직후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남녀노소 내외국인 할 것 없이 파면 소식에 기쁨으로 가득 찬 표정이 역력했다.

파면 결정 이후에도 시민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직후, 너나 할 것 없이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란 말로 서로를 위로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전국 각지에서 온 인파들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광화문 광장에 모인 전국 각지에서 온 인파들 모습 (사진=김민주 기자)

광화문 천공에는 "우리가 이겼습니다" "민주주의가 승리했습니다" "8:0 입니다"라는 승전보가 울렸다.

광화문 일대 경찰 병력이 해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광화문 일대 경찰 병력이 해산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현장이 질서정연해지자 경찰 병력도 시민들 사이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은 그들을 향해서도 인사말을 건넸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엔 좋을 때, 좋은 모습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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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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