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손실 1930억원, 올 1분기도 446억원
작년 CAPEX 3조원…올해는 샤힌에만 3.4조원
지난해 보통주 배당 미실시…올해 20% 가능할까
정제마진 개선 전망…아람코 자금지원 가능성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며 순손실이 누적되는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 준공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다. 올해 샤힌에만 3.4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 배당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든다.
1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
에쓰오일은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역내 일부 정유공장의 정기보수가 연기됨에 따라, 정제마진이 하락해 올 1분기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정유 부문, 석유화학 부문에서 각각 568억, 745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윤활기유 부문에선 1097억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을 개선했다.
회사는 원유 가격이 미국의 산유국에 대한 제재로 급등한 후 OPEC+의 감산 축소 발표로 급락함에 따라 제품 가격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은 미국의 관세 부과 관련 우려로 인해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향 수출 감소로 시황 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도 약세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재무구조 악화에 배당여력 감소
앞서 에쓰오일은 울산에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짓는 '샤힌 프로젝트'에 내년 완공을 목표로 총 9.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는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금액인 3.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9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차입금도 2023년 2.7조원에서 작년 4조로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1.2%다. 올 1분기에도 446억원의 순손실이 누적돼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39%(2020년 제외)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고배당주로 주목받았다. 코로나19에도 2021년 32.10%, 2022년 30.43%의 고배당을 유지했지만 2023년 20.87%까지 배당을 줄였다.
지난해에는 실적 악화로 보통주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순손실에도 회사의 현금을 끌어다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회사도 있지만, 에쓰오일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던 2020년에 이어 즉각 배당 컷을 단행했다.
반면, 우선주에 대해선 1주당 배당금을 '25원'으로 책정해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최대주주인 아람코를 위한 배당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아람코의 자회사 AOC는 에쓰오일 보통주(7138만7560주) 63.41%, 우선주(35만1502주) 8.74%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주당 5500억원의 고배당을 실시하며 아람코는 당시 4000억원이 넘는 배당수익을 가져갔다. 다만 지난해 배당이 축소되면서 수익이 870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회사는 20% 이상의 배당성향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인데, 작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4조원(전년 2.5조원)으로 떨어진 반면 자본 지출(CAPEX)은 3조원(전년 2.1조원)으로 늘어나 배당여력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는 샤힌 프로젝트에 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재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배당성향 감소와 정유·석화 업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해져 에쓰오일의 PBR은 0.73로 주식 저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유값 상승으로 주가가 12만원 선을 돌파하는 등 수혜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52400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정제마진 점진적 개선" 아람코 자금지원 가능성도
회사는 향후 정제마진의 점진적 개선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 측은 "미국 관세 이슈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전망 하향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낮은 유가 수준을 바탕으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OSP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반기 말부터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샤힌 프로젝트에 대해선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한 대비, 장기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 중이며 내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여 계획대로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 기준 진행률은 65.4%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회사 아람코의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도 있다. 아람코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853억달러(약 122조원)로 ▲2022년 1485억달러(약 213조원) ▲2023년 1012억달러(145조원) 대비 줄긴 했지만 여전한 현금창출력을 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