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X 줄고 감가상각비 늘고…영업익도 ↓
투자여력 감소에 통신 경쟁력 저하 우려
5G 28㎓ 할당 취소 선례…"실증 분야 한정적"
6G 위성통신 투자도 비슷한 논리 펼 가능성

이재명 정부가 2030년 6G(6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내건 가운데, 상용화 핵심으로 평가받는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에 있어 스타링크·원웹 등 외국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3사에서 자체 구축 노력이 전무한 터라 6G 시대에 통신강국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3사의 6G 전략을 집중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전경.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전경. (사진=LG유플러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LG유플러스가 올해 저수익 사업 정리를 통한 사업재편을 예고한 가운데, 감가상각비 증가·수익성 감소 여파로 투자여력이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2030년 6G 상용화를 위한 투자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수익 사업 정리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진=LGU+]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진=LGU+]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별도 기준)의 올 1분기 CAPEX는 3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줄었다. 지난해 5G 주파수(20MHz) 할당에 따른 기지국 구축이 마무리되며 투자가 감소했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더 줄어들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작년 CAPEX는 2.51조원으로 2023년(1.92조원) 대비 약 34%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저수익 사업의 정리를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회사는 지난해 아이돌플러스, 스포키 등 플랫폼 서비스 운영을 종료했고 스마트팩토리, 로봇, 메타버스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정리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 받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Me' 운영도 지난 4월 말 중단했다.

회사는 대신 여타 통신사와 비슷하게 인공지능 전환(AX)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AX 컴퍼니' 전환을 내걸어 AI 기반의 기업·소비자 대상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SKT '에이닷' 대항마로 키우고 있고,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통신 및 플랫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앞서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대표도 지난해 "연간 4000억~5000억원 정도는 AI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며 "2028년까지 누적 투자 규모는 2~3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AI 퍼스트' 기조에 통신 서비스 소홀 우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5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유심 해킹 사이버 침해 관련 언론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5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유심 해킹 사이버 침해 관련 언론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신사들의 'AI 퍼스트' 기조에 업계 안팎에선 여러 우려가 제기된다. AI를 통한 체질 개선에 올인하게 되면 본업인 통신 서비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4월 발생한 SKT 해킹 사태와 관련해, AI에 치중한 나머지 정보보호·통신 서비스 관리가 소홀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우려는 한층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5G 28GHz 할당 취소 사태도 거론한다. 3사는 5G 28GHz 실현을 위해 의무로 구축해야 할 기지국 수를 채우지 못해 과기부로부터 할당을 취소당했다. LG유플러스와 KT는 2022년 12월에 취소 통보를 받았고, SKT는 주파수 사용 기간 6개월 단축을 받았다가 시정하지 못해 2023년 6월 할당이 취소됐다.

당시 통신사들은 실증 분야가 한정적이고,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지국만 구축하면 손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부문에선 메타버스 등 콘텐츠 분야에서만 한정적으로 쓰이고,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물류 등 B2B에선 투자 대비 실익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6G에서 연상되는 28GHz 할당 취소 사태 


(사진=LG유플러스)
(사진=LG유플러스)

6G 역시 매출 증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유플러스의 유·무형자산 감가상각비는 ▲2022년 2.45조원 ▲2023년 2.57조원 ▲2024년 2.66조원으로 높아지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은 ▲1.08조원 ▲9980억원 ▲863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 하반기부터 3G·LTE 주파수 재할당과 신규 5G 추가 할당이 예정돼 있어 투자여력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6G 서비스에 걸맞는 속도와 초저지연 달성을 위해선 저궤도 위성통신 등 비지상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데, LG유플러스는 스타링크와 협력 의사만 밝혔을 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기술 운용 난도가 높고, 투자 부담도 큰 만큼 컨소시엄 구축 등 현실적인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6년간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관련 3개 과제에 총 3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위성과 지상 간, 위성과 위성 간 통신 기능을 수행하는 △통신 탑재체 △지상국 △단말국 △보조 본체 △위성 체계종합 등을 개발해 2030년 경 6G 기반 저궤도 통신위성 선제적 발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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