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주권 넘어 독자 모델 생태계 확장 필요"
"소버린 AI, 오픈소스 통해 제3시장 공략해야"
"인재유출 방지 위해 학계에도 GPU 공급해야"
"소버린 AI 개발 5팀, 글로벌 무대 활약할 기회"

 패널들이 'SK AI 서밋 2025' 마지막 키노트 세션에서 '한국형 소버린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철 LG AI 연구원 전략부문장·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김민재 NC AI CTO·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사진=SK AI 서밋)
패널들이 'SK AI 서밋 2025' 마지막 키노트 세션에서 '한국형 소버린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유철 LG AI 연구원 전략부문장·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김민재 NC AI CTO·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사진=SK AI 서밋)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디에 집중하느냐입니다."

한국형 '소버린 AI' 개발의 핵심 관계자들이 "지금이야말로 기술 주권을 실질적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이터 주권·독자 모델·인재 양성 등 균형을 맞춰 산업계에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SK AI 서밋 2025(AI Summit 2025)'의 마지막 키노트 세션에선  '한국형 소버린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패널들 간 토의가 이어졌다.

토의에는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 ▲김민재 NC AI 최고기술경영자(CTO)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8월 국가 차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소버린AI)'의 정예 개발팀으로 선정됐다.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 과제 'AI 3대 강국'의 실현을 이끌 방침이다.


"독자 모델 구축 넘어 생태계로 확장시켜야"


김유철 LG AI 연구원 전략부문장. (사진=SK AI 서밋)
김유철 LG AI 연구원 전략부문장. (사진=SK AI 서밋)

김유철 LG 전략부문장은 "GPU, 인프라, 인재 등 기반은 충분히 마련됐다"며 "이제는 AI 생태계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문장은 이어 "산업 현장의 워크플로우 데이터가 핵심인데, 외국 빅테크 모델을 사용하면 이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데이터 주권을 넘어, 우리의 독자 모델이 산업 데이터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 (사진=SK AI 서밋)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Hyperscale AI 기술총괄. (사진=SK AI 서밋)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총괄은 "AI는 결국 스케일링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며 "한정된 자원을 분산시키기보다 집중과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 총괄은 "26만 장 GPU로는 미국 2000만 장을 따라잡을 수 없지만, 모든 트래픽이 고성능 AI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우리 산업과 언어 특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버린 AI 오픈소스화가 생태계 확산 열쇠"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 (사진=SK AI 서밋)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 (사진=SK AI 서밋)

김태윤 SK텔레콤 담당은 "지금은 기술 장벽이 완전히 쌓이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직접 모델을 만들며 역량을 쌓는 것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모델 활용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담당은 "AI 보편화가 진행되며 오픈소스 접근권이 점점 제한될 수 있다"며 "투트랙 접근, 오픈소스를 활용한 빠른 응용과 스크래치 개발을 통한 기술 내재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민재 NC AI CTO. (사진=SK AI 서밋)
김민재 NC AI CTO. (사진=SK AI 서밋)

김민재 NC AI CTO도 "오픈소스 모델의 성능이 이미 상용 수준에 가깝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커스텀 모델이 훨씬 높은 가치를 낸다"며 "국산 대형모델의 오픈소스화가 생태계 확산의 열쇠"라고 밝혔다.

김 CTO는 "지금 글로벌 선택지가 미국과 중국 모델뿐인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제3의 선택지로 각광받아야 한다"고 격려했다.


"GPU 부족하면 인재 유출…대학·연구기관에도 적극 공급해야"


(사진=SK AI 서밋)
(사진=SK AI 서밋)

AI 인재 확보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어갔다. 김 부문장은 "좋은 연구자들은 연봉보다 성장 환경을 보고 움직인다"며 "LG는 현장 데이터와 우수 동료, 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는 우수 연구자들을 조명하는 '히어로 시스템'을 통해 유튜브 쇼케이스도 찍고, 외부에도 잘 발표할 수 있게 돕는 등 성과를 많이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사진=SK AI 서밋)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사진=SK AI 서밋)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는 한국이 글로벌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인재가 한국을 선택하려면, 글로벌 수준의 프로젝트 경험과 보상 구조가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GPU 부족 문제는 생태계의 병목이자 인재 유출의 원인"이라며 "정부가 대학·연구기관에 GPU 인프라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CTO는 "비자 정책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수"라며 "일본은 이미 AI 경력 10년 이상이면 1년 만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도 이런 글로벌 인재 유치 제도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형 소버린 AI 5팀, 이제 글로벌 무대 서야"


패널 토의 전 주제 발표를 진행하는 윤성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사진=SK AI 서밋)
패널 토의 전 주제 발표를 진행하는 윤성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사진=SK AI 서밋)

좌장을 맡은 윤성로 교수는 이날 토의를 마무리하며 "5개 기업이 이끄는 한국형 소버린 AI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국가의 기술 주권 실험장"이라 평가했다.

이들의 역할은 ▲네이버클라우드(하이퍼스케일 AI 인프라) ▲LG AI연구원(산업 특화 모델) ▲SK텔레콤(파운데이션 모델 및 오픈소스 전략) ▲NC AI(커스텀 생성형 모델) ▲업스테이지(경량화·서비스형 AI)로 구성돼 있다.

윤 교수는 "AI 패권 경쟁의 본질은 단일 모델 성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 설계와 인재 네트워크"라며 "한국의 선택과 집중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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