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누구나 원하고 있는 그 행복은 뭘까? 이 세상에서 행복을 마다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행복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사람의 각자 모습이 다 다르듯이 각각의 기준과 생각과 관점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물질이 풍족하기만 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행복에 겨워있어야 하는 게 맞다. 1950년대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약 60달러였다. 그때보다 지금은 무려 460배 정도나 국민소득이 늘어난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뿐이겠는가.
전 세계에는 약 230여 개국의 나라가 있다. 그 중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이렇게 7개국이다.
여기에다 세계의 부자클럽으로 불리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객관적인 조건으로 보면 대한민국 국민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로 행복감에 넘쳐야 한다. 행복의 느낌도 그에 비례해 있어야 옳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27위로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자료에 보면 2014년 기준 행복도를 나타내는 긍정경험지수가 조사대상 143개국 중 118위로 나타났다. 바로 물질의 풍요로움이 행복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증거다.
흔히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행복심리학을 연구한 에드 디너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이나 초부유층의 행복수준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돈보다는 가족, 친구, 건강, 목표, 신앙심 등이 행복한 삶을 사는데 훨씬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결국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 정서적인 가치들이 행복의 조건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의 해리스라는 사람이 정초 미국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새해에 당신들의 최대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이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 중 96%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원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에 비해서 ‘돈을 많이 벌어 잘 살고 싶다’는 사람들은 1.8%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물질보다도 행복한 가정을 절대적인 가치로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사회복지안전망이 한국보다는 촘촘한 미국의 설문조사를 우리 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선진화된 사회와 선진화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사회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행복에 대해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감사 속에 있고 감사는 만족 속에 있으며, 만족의 나무에 감사의 꽃이 피고, 감사의 꽃에 행복의 열매가 열린다.”
유대인의 명언에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바로 안분지족(安分知足)이다.

세상을 살면서 물질에 대한 욕망을 갖는다 해도 그것이 희구하는 대로 충족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만족을 느끼고 싶은 욕구를 채우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더 행복해서다.
우리는 행복을 매우 추상적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코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행복은 큰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에 있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다.

그렇다.
오로지 큰 행복만을 좇아가면 그 행복은 내게서 더 멀어질 수도 있다. 나다니엘 호손은 행복을 나비에 비유했다. ‘행복은 나비다. 당신이 쫒아 다니면 늘 잡을 수 없는 곳에 있지만 조용히 앉아 있으면 당신에게 내려앉을지도 모른다.‘
호손은 나비를 잡으려면 달려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조용하게 앉으면 나비가 어깨에 내려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로 욕심을 버리고 조용히 숨을 고르면 어느새 내 곁에 행복이 다가올 수 있다. 그만큼 행복은 내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 국민일보 ·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로서 최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긍정의 힘 <긍정으로 성공하라>외 12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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