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인권]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가 덴마크다. 그 나라 사람들이 삶에 만족하는 이유는 덴마크어의 ‘잔테로브(Jante-lov)'라 한다. 곧 덴마크어로 ’당신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라는 뜻이다.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정도를 따지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수평적으로 동등하게 바라보는 관점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지수가 높으며 행복감에 넘친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부문에서 평등이 사회적 가치가 되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긍정심리학>을 통해 인생을 살 맛 나게 하는 요소로 ‘긍정적 정서와 몰입, 그리고 의미’를 꼽았다. 아마 이 세 가지 요소는 인간이 한결같이 바라는 만족, 낙관, 희망, 기쁨, 즐거움, 쾌락을 집약시켜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직장에서 맡은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사람은 행복감이 높다. 그들은 언제나 만족과 기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달 30일이 즐겁고 일 년 365일이 기쁘다. 그들의 두뇌에는 행복호르몬인 세라토닌이 항상 채워져 있다. 그들의 삶의 운영방식은 해피니스가 아니라 ‘플로우(flow)’다.

세라토닌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엔도르핀과 같이 두뇌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엔도르핀은 인간의 특별한 활동이나 심리상태가 될 때에만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기쁠 때나, 사랑할 때나, 운동할 때 같은 경우이다.

세라토닌이 안정적인 사람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밝은 면을 먼저 본다. 우리는 흔히 ‘가화만사성’을 일컫는다. 우선 자신의 가정을 잘 꾸려가야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당연히 세라토닌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고 있어야 한다.

세라토닌이 채워져 있어 플로우로 덧입혀진 조직의 경영자나 구성원들, 그들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는다. 즐거움과 기쁨으로 일하면서 어느 순간 일과 하나가 된다. 일을 즐기는 그들은 날마다 설레는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신의 일터로 향한다. 요즘 세태에서 말하는 마지못해 일터로 나가는 갤러리족들이 아니다.

세계 최고 갑부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매일 일하러 가는 일이 즐겁고 감사할 뿐이다. 왜냐하면 나의 일터에는 항상 새로운 도전과 기회와 배울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웰빙을 추구하는 것은 바로 무엇인가에 몰입하려는 긍정심리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관점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성공과 출세를 앞세우고 철저한 경쟁으로 몰고 가는 우리사회의 분위기 탓이기도 하다.

물질이 풍요한 생활 속에서 뭔가 참신한 행복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요즘은 조직사회에서도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 승진이나 영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기보다는 여유와 안정을 중시하는 세태가 되었다. 신진 세대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외적인 표상보다도 내적인 만족감과 자존감에 더욱 가치를 두고 있다.

달리 말해, 사람의 행복을 위해 외부적 조건보다는 자기존중감과 자기향상(self-enhancement)을 추구하려고 한다. 곧 자기이해 지능을 높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삶의 질과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기이해는 필수적이다. 인간은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강요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으로 옮길 때 의욕을 느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키려고 하는 내재적 욕구를 갖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내면의 동기가 충족될 때 긍정적 정서가 생성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행복에 대한 관점과 태도의 이런 변화가 점점 우리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 나아가 휘몰아치는 우리사회 변혁의 밑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가 없다.

이제 플로우는 21세기의 ‘쿨’한 행복을 의미한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는 행복의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자신의 본질적 자아에 충실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제 물질 풍요의 정점에 서 있는 우리사회도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감을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 국민일보 ·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 예술경영자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로서 최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긍정의 힘 <긍정으로 성공하라>외 12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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