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직장도 건강도 잃게 생겨...코로나 19, 요양보호사에 직격타
[현장] 직장도 건강도 잃게 생겨...코로나 19, 요양보호사에 직격타
  • 이별님 기자
  • 승인 2020.06.0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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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피해사례 증언 관련 집담회 열려
마스크 벗으라는 치매 어르신도...요양보호사들 피해 多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일자리 피해를 입는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감염병 고위험군을 직접 상대하는 요양보호사들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교육실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피해사례와 사각지대 제로 운동 방향’ 집담회가 열렸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3일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교육실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피해사례와 사각지대 제로 운동 방향’ 집담회가 열렸다. (사진=이별님 기자)

지난 3일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교육실에서 코로나 19-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단체연대회가 주최한 ‘코로나 19로 인한 일자리 피해사례와 사각지대 제로 운동 방향’ 집담회가 열렸다.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으로 노동자들의 피해사례를 증언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집담회에서는 박완규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부지부장과 이정기 화섬노조 봉제인지회 지회장, 배영미 사회적협동조합 행복한돌봄 사업팀장, 임지민 서울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기획운영국장,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 김창수 우리동네노동권찾기 대표, 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도시 제조업 노동자와 ▲ 돌봄 노동자 ▲ 특수고용직 노동자 ▲ 청년 노동자 ▲ 문화예술인들의 코로나 19 피해사례를 증언했다.

특히 이날 임지민 서울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기획운영국장은 코로나 19 고위험군을 상대하는 요양보호사들 역시 감염병 확산으로 일자리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가 서울 지역 요양보호사 3,4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 19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감염병 확산으로 714명(20.7%)의 요양보호사들이 일자리가 중단됐다고 답했다.

중단 기간은 1달 이상이 313명으로 중단 경험이 있다는 요양보호사 전체의 43.8%를 차지했다. 10일 이상에서 30일 미만이라고 답한 요양보호사는 184명(25.8%)다. 1일 이상에서 5일 미만은 117명(16.4%), 5일 이상 10일 미만은 90명(12.6%) 순이다. 임 국장은 “대부분 여성 노동자”라며 “예상보다 1달 이상 장기간 일자리를 중단한 사례가 가장 많았고, 반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고위험군을 상대하지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지원받지 못한 요양보호사들도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31.2%에 해당하는 1,079명의 요양보호사들은 기본적인 방역물품을 지원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임 국장은 “66.4%의 요양보호사는 마스크나 손 소독제와 같은 방역 물품을 지원받았다”면서도 “대다수가 1~2회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임지민 서울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기획운영국장. (사진=이별님 기자)
임지민 서울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기획운영국장. (사진=이별님 기자)

‘고위험군 상대’ 요양보호사 건강권 어쩌나

임 국장은 “저희 센터에서 접수된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상담 사례는 일자리 중단과 함께 감염 우려 등 건강권 사각지대 문제가 가장 많았다”며 “특이한 사례로는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국장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어르신은 치매를 앓고 있었다. 마스크 벗기를 거절한 요양보호사는 결국 어르신의 요구로 일을 그만두게 됐다.

 

또 다른 특이 사례도 있었다. 임 국장에 따르면 여러 집을 방문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그는 “한 요양보호사는 오전에 어르신의 약을 병원에서 대리 처방받아야 했지만, 오후에 또 다른 어르신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길 망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돌보는 어르신이 91세의 고령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있는 병원에 가기 꺼려진다는 뜻이다. 결국 해당 요양보호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마스크를 꽁꽁 싸맨 채 병원에 갔다는 이야기다.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누구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원하는 고용안전 대책은 무엇일까. 시간제 비정규직이라는 특성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금(46%)을 주는 등 소득 보전의 요구가 가장 많다는 게 임 국장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휴업 수당이 22.8%, 실업급여 지급 15.1%, 해고 금지 12.5% 순이이다.

임 국장은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는 시점에서 요양보호사에 대한 실질적인 일자리와 소득보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거 같다”면서 건강권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는 “감염병 예방에 대한 현장 매뉴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현재 매뉴얼 상에서는 개인의 노력에만 머무른 수준이라서 기관이나 공공 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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