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대학가는 2020학년도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분주하다.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학사 일정 대부분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등 혼란이 컸다. 수업의 질이 떨어진 만큼 등록금 문제까지 불거졌고, 엎친데 덥친격 코로나 19가 재확산하는 상황. 9월 개강을 약 2주 앞둔 대학이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 한 켠에 한 정당의 등록금 반환 촉구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광장 한 켠에 한 정당의 등록금 반환 촉구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전국대학생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시점에서 ▲ 2학기 학사제도 학생 의견을 수렴 ▲ 등록금 재책정 ▲ 등록금 반환 소송 취하 압박 중단 ▲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책 2학기 대학 관련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전대넷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대학가 재난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 사항들과 등록금 반환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묘연하다”며 “학생들의 논의로 시작된 상반기 대학 등록금 반환 논의에 대해 각 대학은 학생들의 요구에 못 미치는 10% 내외 금액 반환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대넷은 대학들을 향해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한다며 기자회견을 수차례 열고, 등록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는 등 1학기 등록금 반환하라고 촉구해왔다. 학생들의 움직임에 건국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상당수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하거나 특별 장학금을 지불하는 등의 형태로 등록금 일부를 반환했다.

하지만 특별장학금이나 등록금 반환액이 수백만 원 이상의 대학 등록금의 약 10분의 1 수준인 수십만 원에 그쳤다. 실제로 전대넷이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대학생 2,9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64.8%가 대학이 제시한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불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일부 대학은 등록금 반환 소송에 소송인단으로 참여한 재학생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다는 게 전대넷의 주장이다. 이들은 “학생들은 소송의 원고라는 이유로 장학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소송 취하 압박을 받았다”며 “학교 본부에서 명단을 추적해 개인번호로 전화를 거는 일은 물론 전공 교수가 직접 전화를 걸어 취소를 강요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등록금 문제, 2학기도 계속되나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로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운동까지 벌이고 있지만, 2학기 역시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거란 우려가 커진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 환자는 나흘째 세 자릿수다. 17일 오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수는 197명으로 200명에 달한다.

이달 들어 국내 코로나 19 신규 확진 환자 수는 20~40명대 사이에 머물렀다. 하지만 사무실·음식점·학교 등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더해진 데다 특정 교회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학기 수업 역시 1학기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온라인 강의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인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학 본부를 상대로 유학생 보호 및 관리 강화와 2학기 수업을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으로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감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비대면 수업을 권고한다”며 “원격 수업의 질 관리를 통한 수업 개선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19의 재확산에 따른 교육부의 권고로 대학은 2학기 역시 1학기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수업으로 학사 일정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1학기 등록금 반환 소송이 전국 46개 대학에서 3,300여 명의 학생들이 진행 중인 상황. 상반기 등록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2학기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대학과 학생들 사이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코로나 19 시국 대학 등록금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오는 2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학 등록금 반환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 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거나 정책 제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등록금 반환에 대한 입장과 반환 여부 검토 과정의 개선 필요성 등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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