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의 가속화를 불렀다.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이 증가하며 ‘배달’ 역시 발 빠르게 진화하는 중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배달음식 이용량이 증가하며, 배달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2.5단계로 격상했다. 카페의 경우 포장, 배달만 허용되고, 일반 음식점의 경우 밤 9시 이후부터 포장과 배달만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이들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며 배달음식 시장이 특수를 맡고 있다.
3일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운영하는 주요 배달앱(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의 지난 7월 결제액은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시기인 3월(결제금액 1조 82억 원)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배달 주문량 급증은 일회용 컵과 그릇 같은 플라스틱 사용의 증가로 이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의 하루 평균 발생량은 약 850톤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6%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음식을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의 이물질과 용기 재질이 PET, PP, PE 등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상당 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폐기물 종합관리 대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오는 2030년까지 기존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34%에서 70%까지 늘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되고, 유색 페트병이 무색으로 바뀐 것 등이 이 정책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정책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건 배달음식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업계가 정부의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정책에 맞춰 포장용기를 ‘친환경화’ 해오고 있었다는 점이다.
떡볶이 전문점 죠스떡볶이를 운영하는 ‘죠스푸드’는 지난 2013년 전국 매장에서 사용하는 테이크 아웃 포장용기를 친환경 용기로 전면 교체했다. 새롭게 도입한 포장용기는 순도 100% 이산화규소(SiO₂)가 주성분인 천연 신소재로 제작돼 매립 후 2년 이내에 썩기 시작한다.
특히 기존 폴리프로필렌(PP) 소재 플라스틱 용기와 비교해 소각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에 불과한 것은 물론, 산소투과율이 60% 이상 낮고 내열성이 50% 이상 높아 인체에도 유익하다.
죠스푸드 관계자는 “자사는 2013년부터 분해되는 성분으로 용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배달음식을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를 배출할 경우 깨끗하게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 상태로 분리수거 하는 것이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첫걸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본죽과 본도시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도 2014년부터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용기는 흙에 묻으면 분해되고 태워도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는다. 뜨거운 한식 위주의 음식을 주로 담는 용기인 만큼 환경호르몬이나 위해 성분들이 나오지 않아 안심할 수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 역시 2014년부터 전 제품 포장박스를 콩기름으로 인쇄된 친환경 포장박스로 전면 교체했다. 콩기름 인쇄는 휘발성 유기물질이 사용되지 않고 미생물에 쉽게 분해된다.
아울러 프랜차이즈업계는 배달 업계, 정부와 함께 지난 5월 음식 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포장·배달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플라스틱 용기의 두께 및 개수 최소화로 사용량을 20% 줄이고, 재활용을 쉽게 하도록 재질 단일화와 표면 무인쇄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