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및 체질개선 등 연임 전망 밝아 
-옵티머스 펀드 사태 후폭풍 가능성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의 실적 지표만 보면 연임 전망은 밝지만, 금융권을 뒤흔든 사모펀드 사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점이 연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하이투자증권 홈페이지)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하이투자증권 홈페이지)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김 대표는 법인 영업 전문가로, 지난 2018년 취임 당시 리테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LIG투자증권 대표 역임 시절 회사 매각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점포폐쇄 등을 집행한 전력 탓에 내부의 반발도 심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김 대표는 기업금융 업무 강화와 그룹사 시너지 창출 전략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하이투자증권을 DG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2년 연속 실적 급증...PF·IB 등 고른 성장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회사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48억 원, 859억 원으로 101%, 82%씩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722억 원)과 순이익(849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억 3,615억 원으로 74% 가까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 이후 호황을 이룬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부문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 사업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린 결과다. 

올해 3분기 브로커리지 부문은 위탁중개 수익이 대폭 확대되며, 순영업수익 242억 원을 시현해 지난해 같은 기간(98억 원)보다 147% 가까이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 내 비은행 부문 수익 개선세를 이끌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보다 4.3%포인트가량 증가한 25.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이해리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이해리 기자)

▲조직개편·그룹 시너지 성과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각 부문에 걸쳐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을 활발히 하며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기업금융 업무 강화를 위해 IB사업본부 내 ECM(주식자본시장)실을 신설하고 산하에 3개 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세분화했다. 

또한 시너지전략본부를 신설해 DGB금융 주요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제고에도 힘썼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에 DGB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을 결합한 복합금융점포인 디그니티(DIGNITY) 센텀시티센터를 개점했다. 이로써 DGB금융그룹은 본점센터와 제2본점센터, 윌배센터, 강남센터, 센텀시티센터 등 총 5개의 디그니티 금융복합센터 망을 갖게 됐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 영향 미치나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김 대표가 다시 한번 하이투자증권을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지만,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가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7월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옵티머스펀드 설정원본 5,151억 원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325억 원을 판매했다.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펀드는 관공서 매출채권 펀드는 아니지만,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다.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하이투자증권을 상대로 300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옵티머스 사태 후폭풍이 김 대표의 연임 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대표의 연임 여부는 DGB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통상 DGB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의 기본 임기는 최초 2년에서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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