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수능 끝나고 아르바이트 구한 친구들이 별로 없어요. 원래 카페 알바 하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는 아예 찾을 수도 없고 다른 데도 자리가 아예 없더라고요.”

서울의 한 편의점 매장.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뉴스포스트DB)
서울의 한 편의점 매장.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뉴스포스트DB)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이모 양(19·경기 파주)은 최근 몇 주 간 알바 자리를 구하다가 결국 집과 40여 분 떨어진 타 시군에서 겨우 일자리를 구했다. 예년 같으면 집 근처에서도 얼마든지 알바 자리를 구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채용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수험생 박모 군(19·경기 파주)도 “중국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는데 바로 어제(22일) 사장님이 그만 나오라고 했다.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 그렇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군은 “처음 시작한 일이 조금 힘들었어서 알바를 잘렸어도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아직 미성년자라 술 파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은 못 한다. 나이를 따지면 실질적으로 고3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기는 하다”고 말했다.

긴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생들도 ‘알바 가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수도권 소재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정모 씨(24·남)는 “방학 때마다 단기알바를 구해서 학기 때 쓸 용돈을 구했는데 확실히 지난 방학보다 알바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곽모 씨(21·남) 역시 “방학동안 짬내서 알바하려는데 코로나라서 서비스쪽은 없고 공장 뚝딱이나 택배 알바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업사이트 게시판에도 ‘구직난’ 호소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23일 알바몬 사이트에는 “코로나고 고3이라 대학 간다는 이유로 알바에 20군데 넘게 지원했는데 다 씹히고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KA_32995**1)” “코로나로 알바 짤리고 구하는 곳마다 족족 미열람에 이미 구했다고 말도 안 해준다. 작년 말부터 일자리 적은 것 체감이 심했는데 코로나 터지니 (일자리가) 아예 0이다(KA_32204**2)”는 등 글이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대입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2.5단계로 음식점과 카페 등에 영업이 제한되고, 23일부터는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등 조치가 취해지면서 수험생 ‘단골 일자리’였던 식당과 카페 알바는 씨가 말랐다.

실제로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은 고용주 471명을 대상으로 ‘알바생 고용현황’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고용주 2명 중 1명이 알바생 직원을 줄였다는 결과를 지난 9일 낸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매장 직원 규모가 줄었다고 답한 고용주는 52.0%로 절반을 넘었고, 직원이 늘었다고 답한 고용주는 6.4%에 그쳤다. 업종 별로는 △제조·운송·노무 업종이 59.6%로 1위를, △식음(58.0%) 업종이 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알바 시장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몬은 고용주 569명을 대상으로 ‘20201년 알바생 채용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알바생 채용이) 어떻게 될지 도무지 예상하지 못하겠다’고 답한 고용주는 25.8%였다고 22일 밝혔다. 예년만큼 채용할 것이라고 답한 고용주는 36.2%, 올해보다 적은 인원을 채용할 것이라고 답한 고용주는 14.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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