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주요 서비스는

[뉴스포스트=강대호 기자] ‘취업성공패키지’는 취업을 원하는 청년층은 물론 재취업을 원하는 신중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부의 일자리 지원서비스다. 하지만 취업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인 만큼 중위소득 100% 이하의 사람들만 신청할 자격이 있다. 그렇다면 중위소득 100%를 초과하는 신중년들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서 제외되고 있을까.

한동안은 그랬다. 그렇지만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계획’에서 그동안 일자리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중위소득 100% 초과자들을 위한 지원서비스를 만들었다.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가 그것이다. 사업 이름과 대상의 범위에서 보듯 정부는 이 지원 사업을 ‘취업성공패키지’의 연장선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업은 취업성공패키지를 담당하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아닌 노사발전재단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노사발전재단은 2007년 노사 관련 기관과 단체 즉 고용노동부, 노사정위원회, 한국노총, 한국경총 등이 노사 공동의 정책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공익 재단이다. ‘노사관계지원법률’에 의해 국가의 지원을 받는다. 

노사발전재단은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사업을 펼치기도 하지만 안전한 일자리 특히 퇴직이나 전직을 앞둔 노동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가 그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프로그램들

“코로나19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구직활동 공간 출입을 막았지만 상담 등 대면 프로그램과 비대면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노사발전재단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찾았을 때 출입문이 닫혀 있어서 센터가 폐쇄된 줄 알았다는 말에 담당자가 한 말이다. 10여 대의 컴퓨터가 있는 센터 로비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중장년들로 북적였을 것이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관계자는 노사발전재단 소속 센터가 전국 주요 도시에 13개 있고, 지역 경총이나 상공회의소에 19곳이 설치되어 있어서 모두 32곳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가 있다고 밝혔다. 

“모든 센터에서 같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합니다. 거의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이죠. 주요 프로그램으로 생애경력설계 서비스, 전직 스쿨 프로그램, 재도약 프로그램 등이 있습니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주요 서비스 (출처: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사이트 캡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주요 서비스 (출처: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사이트 캡처)

‘생애경력설계서비스’는 구직자와 재직자를 대상으로 장년에 진입하는 일정 시점에서 본인의 생애경력을 점검하고, 인생후반부에 대한 계획수립과 경력관리, 능력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람들은 학업을 마치고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뒤돌아볼 새도 없이 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의 혹은 타의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한 번쯤 자기의 생애와 경력을 점검받고 계획을 다시 세워보는 게 좋다.

이를 위해 연령대별로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40대에게는 ‘경력 전성 프로그램’을,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확대해야 하는 50대에게는 ‘경력 확장 프로그램’을, 삶의 행복을 위해 잠재된 가능성을 발견해야 하는 60대에게는 ‘경력 공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직 스쿨 프로그램’은 기업의 퇴직예정자에 대해 전직 지원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퇴직 전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퇴직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확보하여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이 프로그램은 7개 테마에 31개의 모듈이 있다. 각 모듈은 4시간에서 18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교육생 상황에 따른 커리큘럼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요 교육 테마를 살펴보면 <변화관리>에서 ‘동기부여’ 등을, <자기탐색>에서 ‘역량분석’ 등을, <목표설정>에서 ‘경력목표설정’ 등을, <구직기술>에서 ‘구직정보탐색’ 등을 교육받을 수 있다. 

‘재도약 프로그램’은 퇴직 이후 경력목표에 따라 재취업, 창업, 귀농귀촌, 은퇴설계 등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교육을 통해 동기부여 및 자신감을 확보하여 인생 2막을 잘 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센터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집체 교육을 진행하는데 재도약프로그램 수료 후에는 전직에 필요한 개별 컨설팅을 제공한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구직 활동 공간은 폐쇄했지만 온라인 프로그램은 진행한다.(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구직 활동 공간은 폐쇄했지만 온라인 프로그램은 진행한다.(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에서 희망을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가 고용센터와 다른 점은 대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고용센터가 전국에 100개의 센터가 있는 것과 비교해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32개 밖에 없다. 온라인 중심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다.

“대면 서비스가 많은 고용센터와 달리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온라인에서 모든 과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 대상도 중위소득으로 대상자를 제한하는 ‘취업성공패키지’와는 달리 40세 이상이면 모두 해당합니다.”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관계자 말처럼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상담 등 일부 프로그램은 센터가 제공하는 오프라인 장소에서 진행한다. 다만 센터가 주로 대도시에 설치된 관계로 그 외 지역 거주자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기자가 인터넷에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을 검색해 보았다. 워크넷과 ‘장년 워크넷’ 그리고 노사발전재단 등 여러 사이트의 하위 메뉴에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가 검색되었다. 만약 처음 검색한다면 어느 사이트를 선택해야 할지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넷의 하위 사이트인 장년 워크넷 (출처:장년 워크넷 캡처)
워크넷의 하위 사이트인 장년 워크넷 (출처:장년 워크넷 캡처)

노사발전재단 홈페이지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메뉴에서 ‘생애경력서비스’ 프로그램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보았다. 그런데 신청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장년 워크넷’ 사이트로 연결되었다. 

‘장년 워크넷’은 고용노동부 ‘워크넷’의 하위 사이트로 신중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서비스와 구인 공고를 따로 정리한 곳이다. 거기에서 ‘생애경력서비스’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페이지가 다시 떴고, 신청하려면 또다시 클릭해야 했다. ‘전직스쿨’ 프로그램이나 ‘재도약’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다. 

정부 일자리 지원 사업들을 보면 취업이나 이직 혹은 전직을 원하는 대상자에게 먼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취업을 직접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여러 단계를 거치는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프로그램들을 단계적으로 구조화해야 체계적으로 보일 것이고, 성과를 집계하기도 편리할 것이다. 반면 당장 일자리가 급한 사람들에게는 눈앞의 불을 빨리 끌 수 있는 서비스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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