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디지털 정보화 수준 일반 국민의 70%도 못 미쳐
지자체 및 복지센터에서도 디지털화 위한 교육 지원
홍수형 강사 “직종 선택 후 6개월 투자하면 재취업 어렵지 않아”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화상 강의 앱에 화장해 주는 기능 등 다양한 필터가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시니어 수강생들이 먼저 알고 강사 및 교육 담당자님께 알려드리기도 해요.”
홍수형(63) 씨는 시니어 디지털 역량에 대해 “기계라는 것은 해보면 해볼수록 친숙해지고 오류도 줄어든다.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라며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따라가야 하는 영역으로 시니어들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친숙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령자 디지털 정보화 수준 일반 국민 대비 64.3%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며 재취업, 인생 2모작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각 지자체는 시니어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중단되고 오프라인으로 전격 교체됐다.
그러나 고령층이 디지털 영역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역량은 일반 국민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64.3%에 그쳤다. 이는 저소득층이 87.8%, 장애인이 75.2%, 농어민이 70.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하면 소통이 불가능하며, 시니어 재취업을 위한 과정에서도 디지털 역량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이 적극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뉴스포스트>는 지난 16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취업 준비 교육을 받고 디지털 역량 개발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홍수형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수형 씨는 2017년 12월 정년퇴직 후 2년 정도의 교육 수강 및 역량 개발을 통해 현재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의 취업준비교육 담당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퇴직 후 무계획적인 생활을 하는 것 같아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았다”라며 “그 안에 서울시어르신 취업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취업준비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해 수강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는 시니어들이 재취업을 할 수 있는 직종과 관련한 교육들을 진행하고 있다. 취업준비교육 외에도 취업알선사업과 취업지원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예비 고령자를 포함해 만 50세 이상인 서울 시민이 이용할 수 있다.
홍 씨는 취업 서포터즈 일반 교육과 심화 과정을 수강하며 강사가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스피치 연습뿐만 아니라 프레젠테이션(PPT) 활용, 온라인 강의를 위한 줌 사용법 등 디지털 역량을 익혔다.
그는 “디지털화 돼가는 속도와 내용이 굉장히 빨라지고 깊어지고 있다”라며 “고령층이 디지털 역량 활용 능력을 제고하면 재취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디지털 역량 강화 지원 활발
지난해부터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하자, 서울시와 어르신센터에서는 소외될 수 있는 고령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스마트폰 보급 활성 지원 사업을 펼쳐 고령층 스마트폰 보급률을 높였으며, 어르신센터에서는 스마트 기기 활용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를 대상으로 줌을 통한 온라인 교육을 하게 되면, 본격적인 강의 시작에 앞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이나 PC 활용 준비 교육을 실시한다.
비대면 교육 초반에는 강사와 수강생 모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홍 씨는 “온라인 교육의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아 수업 중에 이동을 하거나 갑자기 화면을 종료하는 등 분위기가 산만하기도 했다”라며 “강사와 수강생들 모두 기계에 익숙하지 못해 다양한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기계라는 것은 해보면 해볼수록 친숙해지고 오류도 줄어든다”라고 전했다.
홍 씨는 “한 수강생이 강의를 받다 고개를 숙였는데, 눈썹과 입술 등이 화면에 그대로 떠 있어 놀랐다. 알고 보니 줌 앱에 화장을 해주는 필터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시니어들도 줌을 무리 없이 활용하시는 분들이 더 많아지는 추세고, 오히려 교육하는 분들보다 먼저 정보를 알고, 안내해주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교육 외에도 홍 씨는 다른 시니어들과 팀을 꾸려 시니어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일자리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디지털 활용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한 것.
홍 씨는 재취업을 준비 중인 시니어들에게는 “막연하게 ‘아무 일이나 한 번 해봐야지’하는 것은 굉장히 안일한 생각으로, 재취업의 의지가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정하고 최소 6개월 정도 시간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직종 선택 시 내가 관심이나 흥미가 있는지 살펴보고, 내 건강이 허락하는지, 이 직종으로 내가 어느 정도의 돈을 벌 수 있는지 등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따라가야 하는 영역으로 시니어들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친숙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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