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궐선거 5060 유권자 좌담회와 인터뷰

[뉴스포스트=강대호 기자] 부동산 정책으로 시작해 재개발로 끝났다. 보궐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지난 24일 50대 중반의 두 여성과 나눈 좌담회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랬다.

그녀들은 자녀 취업과 결혼, 노부모 공양, 그리고 본인들 노후에 관한 생각들까지 서울시 정책과 버무려 털어놓았다. 하지만 좌담회 시간 대부분은 부동산 정책과 재개발 이야기로 흘렀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초구에 사는 김상희씨(가명, 55세)는 주부이고, 노원구에 사는 윤정현씨(가명, 55세)는 자영업 사장님이다. 그녀들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2021년 3월 24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좌담회.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2021년 3월 24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좌담회. (사진: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이번 보궐선거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투표를 할 예정인가요? 

상희: 당연히 투표해야죠. 제 권리인데요. 불행한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선거는 선거니까요. 과거 어떤 사람이 서울 시장이 되냐에 따라서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으니까 이번에도 잘 뽑아야죠. 

정현: 저도 투표할 거예요. 예전에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 같아서 기권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어요. 당락에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도요.

그렇다면 주위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정현: 저는 상계동 재개발 관련 단톡방에서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는 내용을 매일 살펴봐요. 멤버 중에는 우리 동네 재개발 관련한 공약을 후보별로 분석을 해서 단톡방에 올리는 사람도 있죠. 멤버들은 재개발에 유리한 공약을 내는 후보를 찍자는 분위기에요.

상희: 그러고 보니 전 특별히 주변 사람과 선거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있네요. 동네 지인들은 거의 아이 친구 엄마들이고, 만나면 거의 자기 자녀들 취업이나 결혼 이야기로 흐르죠.

서울에 살면서 기억에 남는 서울시 정책은 어떤 게 있었나요? 좋았든 혹은 불편했든요.

상희: 저는 초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왔으니 40년 넘게 살았네요. 기억에 남는 건 서울시 지원금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들이 컴퓨터 교육 지원금을 받았어요. 학원비로 계산하니 수백만원의 가치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집 차가 전기차인데요. 그 차 살 때 서울시에서 지원금을 받았네요.

정현: 전 서울에서 나고 자랐어요. 예전에 바리스타 자격증 딸 때 서울시에서 지원한 여성 프로그램 혜택을 받았고요. 그런데 노원구는 동부간선도로 차량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동네가 막힐 때면 거의 동부간선도로가 막혀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선거 때마다 이 지역 도로망 개선을 약속하는데 몸이 느낄 수 있도록 고치지는 않았고요. 이번에도 도로망 개선 공약이 나왔는데 과거에 나온 거 그대로예요. 그동안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만 머문 거죠.

이번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어떤 점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나요?

정현: 저는 우리 동네 재개발이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그에 대한 공약과 집행이 우리 동네에 유리한 후보를 선택할 겁니다.

상희: 그런데 이번 보궐선거로 뽑힌 시장은 한 1년 정도 임기를 가지는데 오랜 세월이 걸리는 재개발 문제를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을까요?

정현: 그래도 우리 동네 재개발의 애로점을 정확히 짚는 후보라면 믿음이 갈 테니까요. 저들이 선언하는 공약이 표를 얻기 위한 말인지 아니면 진짜 우리의 바람에 공감하는 말인지 저는 잘 알 수 있어요. 

상희: 재개발과 같은 사업은 지자체뿐 아니라 국토부 등 중앙 부처도 연관이 있어서 진행이 빠르지 않을 텐데요. 진행될 거면 벌써 됐겠죠. 아무튼, 저는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정치인으로서 혹은 시장으로서 무슨 일을 했는지도요.

재개발과 부동산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과열됐고, 어떤 주제가 나와도 계속 그쪽으로만 흘렀다. 기자가 나서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 뽑힐 서울 시장이 앞에 앉아있다면 어떤 당부를 말해 주고 싶은가요?

상희: 우선 자녀들 또래이기도 한 청년들의 취업 문제를 살펴주었으면 합니다. 그 대책이 청년들의 결혼과 우리 세대의 노후까지도 연결되거든요. 지금은 백세시대라 저희 세대는 부모세대와 함께 늙어가야 하니까 의료나 복지 정책도 그와 걸맞게 바뀌어 갔으면 합니다.

정현: 저도 동감하고요. 전 특히 서울시가 지역별 균형을 맞춰서 개발해 갔으면 합니다. 서울 곳곳이 그렇겠지만, 특히 강북 동부 지역의 도로교통망 개선과 재개발 진행에도 속도를 올리는 서울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의견도 들어주세요!

5060 좌담회를 준비하며 되도록 성별과 나이를 잘 안배하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여러 남성을 전화나 서면으로 인터뷰했는데 역시 부동산 정책과 재개발 이슈가 많이 나왔다. 그 중 시사점 높은 이야기 일부를 담아보았다.

“이번 보궐선거 진행 과정을 보며 과거 무상급식 관련 이슈가 떠올랐습니다. 제자들이 그 정책의 대상이었기에 관심 깊게 지켜보았었죠. 한 계층을 위해 다른 계층의 희생을 요구하는 시장이 과연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서울시 정책과 집행이 모든 이해 당사자에게 만족을 주기는 어렵겠지만 갈등을 줄이고 균형도 맞추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유명 동화작가이며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한 송언(65세)의 의견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15.7%인데, 20년 후인 2041년에는 33.4%로 인구 셋 중 한 명이 노인이 되고, 27년 후인 2048년에는 37.4%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장기 대책이 필요한) 우리의 부동산 정책에 20년 후 노령화된 사회, 인구 감소 사회의 주거 대책은 없습니다. 부동산 폭등의 대책으로 나오는 35층 아파트가 20년 후에는 노령 사회의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미래의 삶을 내다보는 안목 높은 시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미래전략을 연구하는 ‘여시재’ 기획위원이며 (사)미래학회 부회장인 이명호(59세)의 의견이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중

이번에 여러 5060과 의견을 나누면서 기자에게 든 느낌은 이 세대를 노인 세대로 치부하기에는 아직은 젊고 활력 넘친다는 거였다. 물론 청년 세대나 장년 세대와 비교하면 나이가 들었겠지만. 

또한, 중앙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바뀌어 가는 우리나라 사회 구조와 경제 구조에 따라 지금의 5060 세대를 새로이 정의하고 업데이트해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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