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당에서는 박영선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야당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나선다. 정치권에서는 단 며칠도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본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 후보는 누가 될지 두 후보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해봤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SWOT 분석. (그래픽=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SWOT 분석. (그래픽=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정권심판론’에 날아오르는 오세훈

오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이후로 정권 심판론이 급격하게 대두되면서 대부분 연령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오 후보의 지지율은 55.0%로 박 후보(36.5%)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주로 2030대와 60대 이상에서 과반이 오 후보를 지지하고, 50대에서도 박 후보와 접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오 후보의 강점은 그동안 구축해온 중도 보수 이미지와 탄탄한 당력이다. 오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라는 거물을 상대로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 후보라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나 전 의원의 경우 오 후보보다는 선명한 강경 보수 이미지였는데, 여성 가점을 적용했음에도 오 후보는 여유 있게 경선 1위를 거머쥐었다.

안 대표와의 경선에서는 국민의힘이라는 제1야당의 당력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여론조사 초기까지만 해도 박영선 후보와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오거나 우세한 모습을 보여 야권 후보 중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LH사태로 정권심판론이 불어오면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도 보수층이 거대 여당인 민주당과 대결할 수 있는 제1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적인 논란이 많지 않은 것도 강점이다. 민주당에서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아내와 처가 쪽 친인척이 소유한 내곡동 토지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돼 보상금을 받은 이력을 지적하고 있지만, LH논란과 같은 파급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 후보는 “처가가 조상 때부터 갖고 있던 땅으로 1970년에 장인이 돌아가시면서 초등학교 4학년인 부인이 공동상속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오 후보는 무상급식을 두고 시장직을 내걸었던 과거 이력으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박 후보도 오 후보를 두고 “아이들의 밥그릇을 차별하는데 서울시장을 걸었던 사람, 서울시민으로부터 퇴출당했던 사람”이라며 연일 공격하는 중이다. 박 후보는 2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유치원 무상 급식을 세금 급식이라고 하면서 시대착오적인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런 낡은 행정을 하는 후보가 다시 서울 시장이 되는 것은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금태섭 업고 중도층 공략

오 후보에게 기회는 많다. 우선 캐스팅 보트를 갖고 있는 중도층이 오 후보에 쏠리고 있고, 국민의힘 역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광주를 찾아 5·18 묘지에 참배하는 등 전략적으로 중도 보수 노선을 확실히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오 후보를 두고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한 극우” 등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만, 오 후보는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을 자신의 선거 캠프에 섭외하며 중도 확장성을 더욱 늘렸다.

안 대표는 지난 24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나타나 “오 후보를 도와 최선을 다할 것을 의원 여러분 앞에서 약속드린다”며 “제가 할 일은 오 후보의 승리,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의원 역시 이날 열린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전통적 야당 지지증뿐 아니라 중도·합리적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식과 원칙이 바로서는 정치, 국민을 ‘갈라치기’ 하지 않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와 금 의원은 국민의힘 당외 인사라는 점에서 오 후보의 중도 확장성을 확실히 하는 상징적 인사다.

하지만 오 후보의 상대는 국회와 기초단체장 등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 있는 거대 여당이다. 특히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는 각 정당의 열혈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구청장도 압도적으로 많고 시의원, 구의원도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면서 우리의 지지자들, 또 3년 전 선거에서 우리 구의원님, 시의원님을 지지해주셨던 분들이 다시 투표장에 가시도록 유도하는 것, 여기에서부터 우리의 선거운동이 시작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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