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임신 원할 경우 ‘난소기능 감소’ 우려
부작용으로 ‘난소과자극증후군’ 나타날 수도 있어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최근 젊은 여성들의 관심사 중에는 ‘난자 냉동’이 있다. 늦어지는 결혼으로 노산이 증가하고 그로 인한 난임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특히 여성의 가임력이 만 35세 이후로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당장 결혼이나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들에게 난자 냉동이 권장되기도 한다.

일산 차병원 산부인과 최지영 교수는 “늦은 나이에 임신을 원할 경우, 난소기능 감소로 인해 임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조기 폐경 징후가 나타날 경우에도 난자 동결보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포스트는 최지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자 동결 과정과 주의사항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일산 차병원 난임센터 최지영 교수. (사진=일산 차병원)
일산 차병원 난임센터 최지영 교수. (사진=일산 차병원)

-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난자 냉동에 관심을 갖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예전과 달리 난임 클리닉 및 시술에 대한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자연스레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시술에 대한 상담도 더 적극적으로 받으려고 하는 추세로 바뀌는 양상이다. 매스컴 등을 통해 난임 치료 과정이 소개되면서 한층 더 난임 시술에 대한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사료된다.

- 보통 어떤 경우에 난자 냉동을 권하나.

여성의 가임력은 나이가 들면서 꾸준히 감소하며, 만 35~37세 이후부터 그 감소 폭이 매우 커진다. 고령의 경우 정상적인 난자 준비가 어려워지는데 이는 임신 가능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임신에 성공해도 유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늦은 나이에 임신을 원할 경우 난소기능 감소로 인한 임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당장 결혼 계획이나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은 난자 냉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권장된다. 조기 폐경의 징후가 나타나거나 일어날 수 있을 경우에도 난자 동결보존을 고려할 수 있으며 조기 폐경 여부는 혈액검사 및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난소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는 암, 양성으로 추정되는 난소 종양 등 수술적 제거 치료를 앞둔 환자의 경우, 난자 냉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수술적 치료 과정에서 난소기능 저하와 난자의 질 저하가 초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 이후 난자 생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을 앞둔 가임기 여성 환자의 경우에는 가임력 보존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 난자 냉동 시술 전 진행되는 검사는 무엇이고, 준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난자 동결을 준비하기에 앞서 가임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가 시행돼야 한다. 이는 초음파 검사, 난소 예비능 검사(AMH, antimullerian hormone, 항뮐러관호르몬) 등을 포함한 혈액검사, 소변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검사 항목들로 구성돼 있으므로 생리 주기, 공복 여부 등과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다. 난자 동결을 준비하기에 앞서 꾸준히 엽산을 포함한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 난자 냉동 시술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선 생리 2~3일째에 호르몬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과배란 유도 준비를 하기에 앞서 이상 없음을 확인한다. 이후 과배란 유도 주사를 처방해 약 6~10일간 과배란 유도를 하게 된다. 과배란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2~3일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 및 혈액검사를 통해 난소의 반응도 및 난포의 성장을 추적 관찰하게 된다. 난포 2~3개의 크기가 18mm 정도로 자랐을 때 배란 유도 주사를 투여한 후 약 36시간 후 마취하에 난자를 채취, 슬러시 질소 유리화 동결법을 통해 채취된 난자를 동결보존한다.

보통 생리주기의 시작에 맞춰 준비 시작을 하고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암 치료를 앞둔 환자와 같이 충분한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가임력 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후 동결된 난자로 임신 시도할 때는 난자를 해동해 정자와 수정시킨 후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한다. 기본적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한 난자 채취 방법과 동일하다.

- 난자 채취 후 겪을 수 있는 부작용과 주의사항이 있다면.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 채취를 준비한 환자 중 일부에서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난소가 붓고, 복수가 차면서 복부 불편감을 느낄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소변량이 감소하거나 안 나오게 되는 변화로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난자 냉동 보존으로 시술이 종료될 경우에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시험관 아기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생길 경우 이식을 다음 주기로 미루게 된다.

- 난자는 보통 몇 개 정도가 채취되나.

난소기능에 따라서 채취되는 난자의 개수가 달라지므로 개별 차이가 크다. 

- 채취된 난자의 질을 평가해 동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통 동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어느 정도인가.

난자의 질은 채취 시 현미경에서 난자의 모양과 성숙도를 기준으로 1차 적인 판단을 한다. 하지만 채취 시의 모양과 성숙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수정 시 조금 더 배율이 높은 현미경과 편광현미경, 정자주입위치 선별 미세조작술(POLSCOPE) 등과 같은 특수 장비를 이용해 2차 판단을 시행한다. 난자의 질은 여성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 좋은 경향성을 가지나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비정상적인 모양을 띠고 있지 않을 경우 성숙 난자는 대부분 동결 보존이 가능하다.

- 동결된 난자로 임신까지 이어지는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34세에서 37세 사이에 20개의 난자를 냉동 보존할 경우 미래에 아이 한 명 이상을 낳을 확률은 80% 이상이다. 더 많은 나이에 난자 냉동을 시작하는 경우 더 많은 수의 난자 냉동이 필요할 수 있다. 40세 이후엔 40~50개 이상 냉동하면 60∼70% 정도의 확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 난자를 동결하는 최적의 연령대가 있다면.

여성의 가임력은 만 25세 이후부터 꾸준히 감소하며 만 37세 이후부터 그 감소 폭이 매우 커지므로 당장 결혼 및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은 난자의 냉동 보존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의 질 저하에 따른 임신 준비의 어려움이 더 커지는데, 임신 가능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임신에 성공해도 유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난자의 냉동 보존에 대한 관심이 있거나 고민 중이라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난자의 냉동 보존은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자의 노화가 진행될수록 질이 떨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늦어도 만 35세 이전부터 고려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가임기 여성이라면 다른 무엇보다도 가까운 산부인과를 방문해 본인의 난소 기능을 확인해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춰 결정해야겠지만, 난자 냉동을 고려하도록 권고받거나 판단될 경우 늦지 않은 시점에 난임 센터를 방문해 난자 동결에 대한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지영 교수 약력
· 교수경력
- 서울대학교
- 차의과학대학교
· 진료경력
-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 마리아병원
- 인천서울여성병원 난임센터
- 現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난임센터
· 학회
- 대한생식의학회
- 대한가임력보존학회
-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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