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교 밖 청소년 58% “그만둔 거 후회는 안 해”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학교 밖 청소년들 4명 중 1명은 PC방이나 시설 등 집 밖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17일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5년과 2018년에 이어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내일이룸학교, 단기쉼터, 소년원, 보호관찰소, 미인가 대안학교의 학교 밖 청소년 2489명과 검정고시 응시자 802명 등 총 3291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56.9%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중학교 27.3%, 초등학교 15.8% 순이다. 고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은 3.6% 포인트 낮아졌지만, 초등학교 때 그만두는 비율은 2018년 조사보다 3.4% 포인트나 높아졌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 3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라고 답한 수치는 29.6%로 2위를 차지했다. ‘정신적인 문제(23%)’와 ‘검정고시 준비(19.6%)’, ‘공부가 싫어서(18.6%)’. ‘특기를 살리려고(17.7%)’,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17.2%)’, ‘학교 친구와의 문제(13.3%)’가 순이다.
응답자들은 학교를 그만둔 것에 대해 대체로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41.4%로 없다는 응답 58.1%보다 적었다. 2015년 실태조사 이후 학교를 그만둔 데에 후회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015년 42.8%, 2018년 54.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후회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유시간의 증가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난 것, 학교규칙과 통제로부터 벗어난 것 순으로 많은 응답을 보였다. 반면 후회한 이유로는 친구를 사귈 기회 감소, 다양한 경험 부재, 졸업장을 받지 못해서 등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 여전히 사각지대
상당수 학교 밖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둔 후 4명 중 1명이 집 밖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자 청소년은 10명 중 3명이, 여자 청소년은 10명 중 2명이 집 밖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다. 남녀 모두 친구 집(남 59.2%, 여 60%)에서 지낸 경험이 가장 많다.
하지만 성별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자는 PC방 생활 경험(29.7%)이 2위를 차지했다. 여자는 원룸이나 쪽방, 고시원 등이 22.3%로 2위다. 또한 청소년 쉼터나 자립생활관 보호시설(21.9%) 등에서 지낸 경험이 남자(12.3%) 보다 많았다.
학교를 그만뒀다고 해서 곤경에 빠지는 청소년의 비율은 해마다 감소했지만, 이들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원하는 정책으로는 건강검진 제공과 진학정보 제공, 교통비 지원, 검정고시 준비 지원, 진로탐색 체험 등 전반적으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요구가 많았다.
구체적인 수치는 건강검진(79.3%), 진학정보 제공(78.4%), 검정고시 준비 지원(78.2%), 진로탐색을 위한 체험(77.3%) 순이다. 특히 꿈드림센터 이용 등을 위한 교통비 지원(84.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시군구별로 1개소씩 설치된 지원센터 방문 때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권영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녀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이 점차 개선돼 가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학교 밖에서도 학업과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하고 체계적으로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 밖 청소년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