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개월 가입자 235만 명 달해...통장 개설도 205만 명
중저신용자 대출 활발...인터넷은행 3곳 중 가장 높아

지난 2017년 국내 은행 산업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다.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오직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은행은 보수적이었던 금융업계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활기를 불어넣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2017년 4월과 7월 영업을 개시한 후 2021년 10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빅테크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뉴스포스트는 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인 인터넷은행 3사를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향 등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토스는 지난 2013년 4월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이다. 본격적으로 ‘토스’란 이름이 알려지게 된 건 2015년 무료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다. 

(이미지=토스뱅크)
(이미지=토스뱅크)

당시 은행이 아닌 곳에서 돈을 주고받는다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공인인증서와 수수료 없이 송금 가능한 ‘간편송금 서비스’는 업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간편송금으로 이름을 알린 토스는 2017년 무료 신용등급 조회, 신용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를 선보이며 국내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후 결제, 인증 서비스, 후불 결제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해 50개가 넘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토스는 2019년 종합금융 서비스를 넘어 은행업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한 번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 이후, 같은 해 12월 재신청을 통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2021년 10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맞춰져 있는 만큼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힘쓰고 있다. 올해 1분기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신규 취급액 규모는 6300억 원이며,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6250억 원, 케이뱅크는 4234억 원을 기록했다. 출범 7개월 만에 업계 1위 카카오뱅크를 따라잡은 것. 전체 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30%대로 인터넷은행 3곳 중 가장 높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5개월 만인 지난 3월 235만 명이 넘는 고객을 유치했다. 일 평균 가입 고객은 약 1만 4500명으로 ‘6초에 1명’씩 가입한 꼴이다. 

토스뱅크 이용 고객 중 토스뱅크 통장을 개설한 고객은 205만 5255명이며, 이 중 83.2%가 ‘실사용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사용 고객이란 1원 이상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체·송금 등의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말한다.

수신 잔액은 17조 원을 넘어섰고, 여신 잔액은 4월 말 기준 2조 8354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397만 명을 돌파하며 은행·뱅킹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매출액도 2019년 1187억 원에서 2020년 3898억 원, 2021년 7808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첫 데카콘 탄생할까

이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토스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 IPO를 통한 토스의 기업 가치는 최대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계에선 국내 첫 ‘데카콘’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데카콘이란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10조 원) 이상인 비상장 신생 벤처(스타트업)기업을 말한다. 

다만 증시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인해 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장외주식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올해 들어 IPO 대어였던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줄줄이 수요예측 결과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금리인상기 본격화 등 대·내외적 이슈는 향후 투자 유치와 IPO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장외주식 거래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토스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0만 원에서 7만 4000원으로 약 25% 이상 내려앉았다. 시가총액도 지난 4월 최고가 기준 16조 3847억 원이었지만 현재 4조 원 넘게 줄어들은 12조 1247억 원 수준이다.

또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말 1796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토스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스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시장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벤처캐피털(VC)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구체적인 투자 조건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스타트업의 관점에서 보면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합당한 매출이 같이 커졌느냐가 중요하다”며 “올해 같은 경우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 다 좋은 상황으로 이런 상황이 잘 반영된다면 손익 부분에서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토스는 이번 프리 IPO를 2분기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며,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상장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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