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앱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 사용
올 1분기 말 예대금리차 2.52%포인트...‘과도’ 지적
지난 2017년 국내 은행 산업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다.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오직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비대면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은행은 보수적이었던 금융업계에 ‘디지털 전환’이라는 활기를 불어넣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2017년 4월과 7월 영업을 개시한 후 2021년 10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빅테크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뉴스포스트는 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인 인터넷은행 3사를 살펴보고, 향후 발전 방향 등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인터넷은행 업계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하고 한 달 만에 가입자 100만 명, 5개월 만에 500만 명을 달성했으며, 출범 후 약 2년이 채 안 돼 1000만 명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2022년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861만 명,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1503만 명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한 달에 최소 한 번씩 카카오뱅크로 금융거래 등을 한다는 뜻이다.
국민 메신저 캐릭터 효과 ‘톡톡’
수십 년간 금융업을 해온 정통 금융사들과 비슷한 수준을 3년 만에 달성한 카카오뱅크의 성장에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익숙해진 브랜드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를 체크카드 디자인에 적용하면서 이를 발급받으려는 MZ세대가 상당했다.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부터 2021년 10월 말까지 발급한 체크카드 5종 중 캐릭터 카드 비중은 86%에 달한다. 캐릭터별로는 라이언 39%, 어피치 21%, 무지 13%, 콘 13% 순이며 캐릭터가 없는 블랙은 14%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의 캐릭터 카드가 인기를 얻자 국내 은행·카드사도 적극적으로 카드에 캐릭터를 입혔다. 카카오프렌즈 외에도 펭수, 쿠키런 등 다양한 캐릭터를 내세우며 고객몰이에 나섰는데, 카카오뱅크가 캐릭터 카드의 인기를 이끈 셈이다.
2030 넘어 10·40대까지 가입자 확대
카카오뱅크의 2021년 말 기준 연령별 가입자를 보면 2030세대 고객이 전체 고객(1799만 명)의 절반이 넘는 943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2030세대 외에도 10대와 중·장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서비스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우선 2020년 10월 청소년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를 출시하며 10대 공략에 나섰다. 미니는 만 14세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만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 지급수단으로 은행 계좌가 없어도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으며 교통카드 기능 및 온·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미니는 출시 1년여 만에 전체 청소년 230만 명의 절반인 112만 명이 발급받았다.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 모임 통장 등도 40대 이상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 2019년과 비교해 2021년 10대 가입자 수는 141만 명으로 약 2.8배 늘었고 40대 이상은 715만 명으로 약 1.9배 증가했다.
‘대장’으로 상장했지만...은행업 한계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해 단숨에 ‘금융 대장주’를 꿰찼다.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듯 보였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은행’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또한 카카오뱅크의 사업구조가 예대마진이라는 기존 은행업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면서 서민들이 낸 이자로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8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2% 증가한 668억 원을 기록했다. 역대급 호실적엔 이자수익이 주요했다. 1분기 이자수익이 2642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9.6%나 불어난 것.
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도 더 벌어졌다.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2.52%포인트로 지난해 말(2.18%포인트) 보다 0.34%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1분기 말 예대금리차도 평균 1.8%포인트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카카오뱅크는 더 많은 예대마진을 얻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4일 카카오뱅크는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정기예금의 경우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2.7%로, 0.4%포인트 인상했다. 자유적금은 3년 만기 기준 연 2.8%로, 자동이체 우대금리를 더할 경우 연 3%의 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 ‘세이프박스’ 금리는 연 1.2%, ‘26주적금’ 금리는 연 2.1%로 0.1%포인트씩 올렸다.
이는 금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시중은행들은 발 빠르게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0.4%포인트 올린 바 있다.
추후 과제...‘여신 포트폴리오 재편’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출 부문에서 여신 포트폴리오를 본격 개편할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달 3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이 카카오뱅크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전월세 담보대출 등의 비중을 늘리고 신용대출 비중을 낮추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중심 신용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내놓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 2월 대환대출은 물론 주택 구입자금 용도로까지 활용 가능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상품을 선보였다. 간편한 대출 심사와 챗봇의 대화형 인터페이스 도입, 주택 구입자금으로의 유용성을 갖춘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약정금액 1100억 원을 넘겼다. 지난 4월부터는 대상 주택을 9억 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간 카카오뱅크가 리테일 시장만 공략했다면, 올해 4분기부턴 기업 시장에도 손을 뻗는 것. 이를 위해 현재 카카오뱅크는 소상공인이 개인자금과 사업 자금을 구분해 운영할 수 있는 이용자 환경(UI)을 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