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의 형식적, 이중적 안전문화 규탄”
대우조선해양 “원청 아닌 하청업체가 해결했어야 할 부분… 오해”

[뉴스포스트=이병우 기자]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박두선)이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강화한다면서 ‘안전 최우선 경영 선포식’을 개최한 지 약 3주가 지난 가운데,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조)이 “대우조선해양의 형식적, 이중적 안전문화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CI

9일 노조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께 대우조선해양 핸드레일 업체에서 일하는 하청근로자 A씨가 추락 위험이 있는 현장 사진을 원청 측(대우조선 모바일 HSE 어플)에 제보했다. 그런데 해당 내용을 접한 원청 관리자가 ‘신고 반려, 수정‧삭제 요청 문자’를 A씨 측에게 전송한 것이다.

이에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A씨가 원청 측에게 ‘신고 반려, 수정‧삭제 요청’의 이유를 묻자, 원청은 ‘급박한 위험 사항에만 가능하다’며 신고 내용을 삭제할 것을 요청해 왔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날 아침이 되자 A씨가 속한 하청업체는 A씨에게 관리자(소장‧직장‧반장) 전체회의에 참석하라는 통보했다”며 “참석 이유는 전날 제보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A씨는 14명의 관리자로부터 트집을 잡히며, 급기야 2~3명의 관리자에게는 욕설과 폭언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로 인해 A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근 병원에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고 첨언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해 본지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노사 측에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노조 측은 <뉴스포스트>에게 원청이 보여주기식 시스템만 만들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비판했고, 대우조선해양 측은 해결할 권한이 하청업체 측에게 있었기에 메뉴얼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을 각각 전했다.

노조 측은 “제보를 하라고 해서 제보를 했더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며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근로자들은 무서워서 말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동그라미 친 부분) 핸드레일이 미설치된 부분.(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동그라미 친 부분) 핸드레일이 미설치된 부분.(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이어 “(사진 설명)블록 왼쪽은 핸드레일이 설치돼 있는데, (동그라미 친) 가운데부터 오른쪽은 핸드레일이 미설치 된 상태였다”며 “이에 A씨가 핸드레일 미설치 및 파손된 부분을 어플로 제보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 기업은 ‘해당 블록은 해체 중에 있는 것이라서 (핸드레일) 미설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며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작업은 계속 진행됐고, 해당 구역에 다른 근로자가 올라가려 하자 이를 막고 제보한 상황이다”고 첨언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은 A씨가 제보한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해당 구역의 문제는 하청업체 측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제보가 된 부분은 하청업체 측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해야하는 곳이다”며 “메뉴얼대로 진행한 것뿐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어플을 통해서 제보가 들어오면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인지를 면밀하게 판단해, 당사가 조치 해야할 부분이라면 진행하는 방식이다”며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덭붓였다.

5월 16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노동조합, 협력사 대표단, 현장 안전 책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합동‘안전 최우선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사진=대우조선해양)
5월 16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노동조합, 협력사 대표단, 현장 안전 책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합동‘안전 최우선 경영 선포식’을 가졌다.(사진=대우조선해양)

한편,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이 ‘안전 최우선 경영 선포식’을 통해 안전 개선을 표했지만, 약 3주 만에 노조 측의 규탄을 받는 상황. 현장 안전 문제를 두고 노‧사간의 의견이 완전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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