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25일, KB·우리 26일 정기주총 개최
사외이사 재편·주주환원 정책 ‘눈길’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오는 23~24일 열릴 예정이다. 최근 ‘돈 잔치’ 논란으로 은행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올해 금융권 주총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사외이사 교체,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 압박 등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우리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는 아직 주총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슷한 시기에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이번 금융권 주총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회장 선임안을 다룬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주총을 거쳐 회장직에 오른다. 

진옥동 내정자는 내부 출신으로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종룡 내정자의 경우 내정 당시 ‘관치 논란’으로 노조의 강한 반발이 있었다. 임 내정자는 첫 외부 일정으로 노조 사무실을 찾고, 현장 경영에 나서는 등 내부 스킨십 강화에 적극 나서며 논란을 잠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외이사 30명 이달 말 임기만료...물갈이 예고


5대 금융지주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의 규모가 70%를 넘어서면서, 사외이사 구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41명 중 30명(73%)이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 12명 중 10명 ▲KB금융 7명 중 6명 ▲하나금융 8명 전원 ▲우리금융 7명 중 4명 ▲NH농협금융 7명 중 2명 등이다. 

오는 23일 주총을 여는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규모를 2022년 12명에서 올해 9명으로 줄인다. 앞서 변양호(VIG파트너스) 사외이사는 자진 사임했으며,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박안순 사외이사(일본 대성상사 회장)와 허용학 사외이사(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 대표)는 물러난다. 신한금융은 퇴임하는 3명의 사외이사 자리를 채우지 않고, 8명의 임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사외이사 수는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다만 이사회 규모도 축소되면서, 전체 이사회에서 재일교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기존 33%를 유지한다.

KB금융지주는 7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김경호(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이사와 권선주(전 기업은행장) 이사, 오규택(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이사 등 기존 사외이사 3인은 1년 연임하기로 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 등이다. 이들의 임기는 2년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등 2명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은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7명 중 노성태(한화생명 추천), 박상용(키움증권 추천),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IMM PE 추천) 등 4명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앞서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이사는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찬형 이사는 재선임이 추천됐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금융권 전반의 쇄신 분위기에 발맞춰 이사회 구성에도 과감한 변화를 주고자 2명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며 “4년 임기를 마친 정찬형 이사는 경영 연속성을 위해 1년 임기로 재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감사위원회를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권숙교, 박동문, 이강원 등 8명 사외이사 전원이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뒀다. 통상 금융권에선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도 최장 6년까지 대부분 재선임해왔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사외이사 변화 요구가 있는 만큼 새로운 인물들이 추천될 가능성이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기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송인창, 이순호 이사가 지난 2월 사퇴해 현재 5명의 사외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남병호, 함유근 이사 등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힘 세진 행동주의 펀드...JB금융은 표 대결로


이와 함께 주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 등 행동주의 펀드 이슈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지주들이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주주에 돌려주는 배당 규모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은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율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신한지주는 총주주환원율을 최고 40% 수준까지 예상하고 있으며, 분기 배당을 지속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은 분기별로 검토키로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을 33%까지 높였으며, 주총 안건에 이익 배당 승인 등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중장기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하고,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실시하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JB금융지주의 경우 얼라인과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어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얼라인은 JB금융에 주당 900원의 배당을 요구했고, JB금융은 과도하다고 평가해 이를 거절했다. JB금융 1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율은 각각 14.61%, 14.04%다. 불과 0.57%포인트(p) 차로, 주총 표 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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