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체제 출범...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유안타·SK·이베스트증권 등 후보군 최소 5곳 물망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종합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금융그룹의 움직임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임종룡 신임 회장과 우리금융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확고해 연내에는 증권사 인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증권사 인수에 대해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취임사를 통해서도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F&I 등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 비은행 핵심 계열사를 확보하진 못했다. 현재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이 다소 취약한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에 매각했다. 우리투자증권이 현재 초대형 IB 증권사 중 하나인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셈이다.
당시 농협금융 수장은 임종룡 회장이었다. 임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 시절 적기에 증권 계열사를 인수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키워낸 경력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기대감이 실린다.
또한 최근 다올금융그룹 벤처캐피털(VC)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증권사 인수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매물로는 ▲유안타증권 ▲한양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2월 2022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합병(M&A)은 적정자본비율 유지와 주주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추진한다”며 “타깃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등 그룹 시너지에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보유한 리테일(소매) 영업에 기반한 증권사”라고 밝힌 바 있다. 리테일에 강점을 보유한 증권사는 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PEF)다. SK증권은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인수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08년부터 G&A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이베스트투자증권은 G&A사모펀드의 보유기간이 올 6월 만료될 예정인 만큼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시장에선 올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17년 OK금융그룹이 인수를 추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 하고 매각이 불발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리테일보다는 기업금융(IB)에 강점을 두고 있어 우리금융 입장에선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외에도 대형증권사인 삼성증권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증권 측이 매각에 나설리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이 가장 유력한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옛 동양종금 시절부터 두터운 리테일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이 5500억 원대 수준으로 인수하기 적절한 규모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말 매각설이 돌자 공시를 통해 “매각을 추진한 바 없다”며 매각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58%를 보유한 유안타그룹으로, 지난 2014년 동양그룹으로부터 ‘동양증권’을 인수해 유안타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은 2022년 말 기준 1조 5571억 원, 연간 당기순이익은 451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조 2000억 원 안팎으로 매각가를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