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벗어나기 위한 방도…계열 분리 하나
단순한 지분 관계 신동익의 ‘메가마트’가 유력
계열분리 이은 오너 3세들의 경영 참여에도 관심
[뉴스포스트=오진실 기 자] 농심이 대기업집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열 분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규모로도, 지분 관계 측면으로도 복잡하지 않은 신동익 부회장의 메가마트가 분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 부회장의 장남 신승열 본부장이 농심미분 사내이사에 포함되며 농심 3세들 경영 참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심은 고 신춘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2세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사인 농심은 장남인 신동원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맡고 있다.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산하에는 총 41개의 계열사가 있으며 이중 상장사는 농심홀딩스와 농심, 율촌화학이다.
농심 그룹은 수직계열화를 실시하는 기업이다. 수직계열화란 상품 제조 시 원료부터 부자재까지 계열사 내에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수직계열화는 공급과 수요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장점이 있으나 내부 거래 비중(일감 몰아주기) 및 총수 일가 사익편취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농심은 14년 만에 다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것. 정부의 눈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열 분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 분리 가능성 있는 회사는 신동익 부회장이 맡고 있는 메가마트다. 메가마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은 지난 2021년 신춘호 농심 회장이 작고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메가마트의 2021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은 8875억원으로 계열 분리가 이워진다면 농심은 대기업집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메가마트가 유력한 이유는 지분 관계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현재 메가마트 지분은 신동익 부회장이 56%를 갖고 있으며 신동원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없다. 다만, 메가마트의 IT자회사인 엔디에스에는 신동원 회장이 15.24%, 신동윤 부회장이 11.75%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이유로, 신동익 부회장의 독자 경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신동익 부회장은 2020년 농심홀딩스 사내 이사직에서 사임했다가 지난해 무려 23년 만에 메가마트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같은 해 10월 호텔 농심 대표에 선임됐으며, 올해 2월에 호텔 농심을 메가마트에 흡수합병시키고 운영은 농심에게 넘겼다.
업계에서는 계열 분리를 위한 경영 복귀였다고 보고 있다. 호텔 농심 처분 이후 메가마트는 의약품 유통사업과 미국 사업 확장에 집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신동익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농심 주식을 매각하고 있어 계열 분리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농심의 계열 분리 가능성과 함께 최근 오너 3세 경영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농심에 따르면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신승열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이 농심미분의 사내이사에 합류했다.
농심미분은 쌀가루 제품과 소재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신동익 부회장(60%)과 신승열 본부장(20%), 신유정 씨(20%)가 100%의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승열 본부장의 이사회 합류를 두고 승계 구도가 굳혀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농심의 장자 승계 원칙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원 회장 역시 장남인 신상열 상무에게 추후 경영을 승계할 것으로 관측한다.
신상열 상무는 농심 구매 담당 상무로 재직 중이다. 신 상무는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 대리와 부장을 거치며 예산 및 기획 업무를 맡았고, 2021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2년 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했다.
신 상무는 농심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유력한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으며 농심홀딩스(신동원 회장이 42.92% 지분 보유), 율촌재단에 이어 3.29%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