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취임…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삼성화재서 30년 이상 근무 ‘전략영업통’
경쟁 심화…시장 선도할 영업 이슈 창출 목표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가 올해 ‘초격차 경영’을 통해 ‘리딩 손보사’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 지난해 실적에서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2위로 올라서며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화재 제공)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삼성화재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문화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삼성화재 이사회는 이문화 사내이사 후보자 추천 사유로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회사 구성원의 신망을 받는 안정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합리적 의사결정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시장 선도, 고객 니즈에 대한 솔루션 제공, 해외사업 활로 개척 추진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1967년생인 이문화 대표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 후 경영지원팀장, CPC(고객·상품·채널)전략실장, 전략영업본부장, 일반보험본부장 등을 거친 ‘전략영업통’으로 꼽힌다. 2022년 말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 만에 친정에 복귀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성공 DNA를 바탕으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2024년 경영 화두로 던진다”며 “과감한 도전으로 시장을 선도해 업계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화재는 손보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조82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2억원, 매출액은 29조8247억원으로 각각 15.3%, 6.2% 늘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11.7% 성장한 2조4466억원을 시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장기보험은 보험 손익 1조5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은 3조4995억원을 시현했다. CSM 총량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3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586억원 증가했다.

다만 경쟁사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특히 몇 년 전까지 4~5위권에 머물러 있던 메리츠화재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업계 2위에 올라섰다.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약 2500억원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4963억원, 27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CSM에서는 DB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뒤쫒고 있다. CSM은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새롭게 등장한 미래 수익성 지표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말한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은 고수익성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통한 신계약 CSM 확보를 통해 CSM 총액을 늘리고 순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DB손해보험 CSM 잔액은 12조1542억원이다. 신계약 CSM은 2조8261억원으로 삼성화재(3조4995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 본사(사진=삼성화재 제공)
삼성화재 본사(사진=삼성화재 제공)

1위는 당연…목표는 ‘초격차’

올해 이 대표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영업 효율화 △CSM 총량 확대 △신사업 △글로벌 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 대표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장기보험부문 산하에 헬스케어사업팀을 신설했다. 인구 고령화로 보험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단순한 사후 보상을 넘어 종합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애니핏 플러스’를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보험부문 내에 특화보상팀과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신설했다. 특화보상팀은 초기보상업무를 담당하고, 기존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모빌리티뮤지엄이 통합·신설된 조직인 모빌리티기술연구소는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연구 및 개발을 맡는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 컨설팅 시스템 '카(Car)운슬링'을 출시해 고객 니즈에 맞는 자동차보험 컨설팅도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장기보험 채널에서는 영업 이슈를 창출하고 효율을 기반으로 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에서는 사업비 구조 혁신으로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업계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상품과 채널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일반보험의 경우 사업영역의 다각화와 고객사 맞춤형 솔루션 제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신계약 CSM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주력 시장인 건강보험 시장에 지속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특히 유병자 시장에 대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펫보험 부문에서는 보장 확대를 통해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한다. 최근 삼성화재는 최저 1만원 이하의 보험료로도 가입 가능한 온라인 전용 상품 ‘착한펫보험’을 내놨다. 담보별 특약을 세분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고, 특약을 통해 ‘반려견 장례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아울러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의 해외 진출 사업 영역을 넘어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성과의 안정성을 제고한다. 현재 삼성화재는 미국·유럽·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 등 해외 8개국에서 6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삼성화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방카슈랑스 신규 영업도 전면 중단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상품이 판매되면 보험사가 은행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보험사의 판매 채널 다양화를 위해 시작된 방카슈랑스는 새 회계제도가 도입되면서 필요성이 점차 낮아졌다. 은행에서는 대부분 연금보험 같은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는데 새 회계제도에서는 저축성보험이 매출에서 제외되고 부채로 간주돼 CSM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실적 중 손해보험사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보험을 넘어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을 확장해 고객의 모든 일상생활에 함께하고 고객이 먼저 찾게 되는 삼성화재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라며 “하나의 ‘팀 삼성화재’를 만들어 새로운 70년 성공의 역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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