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인 1분기에 적자 절반가량 줄여
3년 분쟁…2년 앞으로 다가온 엑시트
단백질·식물성음료로 포트폴리오 강화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남양유업이 수익성 낮은 외식사업을 정리한다. 3년간 이어진 분쟁 끝에 경영권을 찾은 한앤코는 경영정상화와 엑시트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8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외식사업부에서 운영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가 지난달 말 문 닫았다. 앞서 일치프리아니도 올해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매장 계약기간이 종료되며 폐점했다.
그간 홍씨 일가가 유지해 오던 수익성 낮은 외식사업을 정리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외식사업부 역시 축소됐다. 지난 4월 외식사업부를 담당하던 홍범석 상무가 사임한 후 새로운 인사를 내지 않고 경영전략본부장이 해당 사업을 겸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남양유업의 외식사업은 1995년 피자피아띠로 외식 사업을 시작해 ▲철판 전문점 철그릴 ▲이탈리아 레스토랑 일치, 일치프리아니, 오스테리아 스테쏘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으로 확장해 나갔다. 백미당을 제외하고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요성과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백미당은 이번 사업 정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외식사업 철수는 검토 중이나 이사회 통해 결정된 확정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대내외적 이미지 개선, 실적 제고 등 경영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342억원, 영업손실은 동 기간 52.9% 줄어든 74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축소하고 분유와 발효유, 가공유 등 수익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해 손실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만이 주요 과제가 아닌 상황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특성상, 통상 5년의 예정 기간 내 기업을 성장시켜 투자자에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있기 때문이다.
한앤코는 3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경영 참여가 늦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장 2년 앞으로 다가온 엑시트 작업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사업재편·포트폴리오 강화
외식 사업 외에도 주력사업 또한 사업 재편 중이다. 남양은 2가지의 액상 분유 라인업(임페리얼XO, 아이엠마더) 중 임페리얼XO 액상 분유 제품 판매를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으로 분유 시장 성장이 더뎌짐에 따라 재정비를 단행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신사업은 확장을 지속한다는 복안이다. 2022년에 선보인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은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식물성 제품 사업으로 아몬드 음료 ‘아몬드 데이’, 귀리 음료 ‘오테에이스티’, 식물성 유산균음료 ‘플로라랩’을 등을 전개하고 있다.
본업인 유가공 사업에서는 소비가 줄어든 흰 우유 대신 가공유 시장에 집중하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중 초코우유 브랜드 ‘초코에몽’의 경우 아이스크림, 생크림빵 등을 선보이며 디저트류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외에도 프리미엄 우유 ‘단백질 우유’와 락토프리 제품 ‘무지방 락토프리 우유’, ;불가리스 락토프리 플레인‘ 등을 선보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보통 1·4분기에는 계절상 실적이 좋지 않지만,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1분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성수기 2~3분기 진입에 따라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