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 중인 의료 대란과 하이브 사태
올해도 안녕하지 못해...끊이질 않는 참사
가뭄의 단비 같은 기쁨...2024 파리 올림픽

2024년 격동의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간다. 올해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사회 분야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국민들의 일상과 삶에는 기쁨보다 아픔이 더 많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떠나 기본적인 안전마저 위태로웠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친 후에는 따사로운 햇빛이 반기는 법. <뉴스포스트>는 2024년을 결산하면서 희망을 다짐해 본다. -편집자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 휴진 문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진료실 앞에 휴진 문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지난 2월 정부는 내년도 전국 의과대학 신입생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총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2025학년도부터 5년간 해마다 입학 정원을 2천 명씩 늘려 해당 연도 신입생들이 졸업하는 2031년부터 2035년까지 의사 1만 명을 추가로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의협 정부 갈등 지속...피해는 국민에게


의대 신입생 정원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3058명으로 고정돼 왔다. 장기간 정원 수가 고정되면서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고,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분야가 붕괴 직전까지 왔다는 게 정부의 지적이다. 정부가 27년 만에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하자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을 시작으로 대학병원 등 큰 병원에서 수련하던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했다. 의대 교수들은 이들의 집단행동을 지지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고,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을 허용하지 않는 등 의료계에 맞섰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장기화하면서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당초 2천 명에서 1509명으로 줄었다.

의정 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었다. 각종 수술이 연기됐고, 응급실을 찾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 현상도 지속됐다. 일부 환자들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기도 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는 남은 의사들과 간호사 등이 채웠다. 이 과정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역할을 명문화 한 '간호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의정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전공의들과 의대 재학생들은 여전히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내년 초에 있을 전문의 시험에 접수한 전공의 규모는 올해의 20% 수준이다. 의대 졸업생들이 치르는 의사 국시 지원율도 11%에 불과하다. 환자들의 고통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월 25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4월 25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드러난 K팝의 명암...하이브-민희진 사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사로 거듭난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와의 갈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4월 하이브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을 찬탈하려고 한다며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같은 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가 제기한 혐의를 반박했다.

비속어를 쓰면서 열변을 토하는 민 전 대표의 모습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국내외 수천만 명 이상이 봤고, 그가 기자회견에 입고 나타난 패션은 품절 사태를 빚었다. 대중들 역시 민 전 대표의 입장에 더욱 공감하면서 하이브가 수세로 몰리는 듯했다.

하지만 8월 27일 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는 하이브와 각종 법정 공방을 이어갔지만, 지난달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최종 사임했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가 기획한 아이돌 뉴진스가 '사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뉴진스 멤버 하니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와 사내 괴롭힘 문제를 제기했다.

하이브-민 전 대표 사태는 '하이브와 어도어' 대 '민 전 대표와 뉴진스'의 문제로 확장됐다. 뉴진스 멤버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29일부로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어도어는 이달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2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마련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2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마련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명 숨진 '아리셀 참사'...올해도 잇단 대형사고


경기도 화성시의 1차 리튬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지난 6월 24일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커지면서 23명이 숨졌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규모 산업재해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희생자 대부분이 외국인으로 밝혀지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재고됐다.

아리셀 화재는 예고된 참사였다.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전지를 다루지만 소방 당국의 화재 안전 중점 관리 대상에 빠져 있었고, 일부 공장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 됐다.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작업량은 무리하게 늘어났다. 반면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화재 안전 교육은 미비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수사 당국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했지만, 박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노동계와 희생자 유가족들은 참사 책임자 처벌과 정확한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여전히 싸우고 있다.

아리셀 화재 이후에도 대형 참사의 아픔은 끊이질 않았다. 올해 7월 1일 서울 중구 지하철 환승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는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보행자 9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운전자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 여자 사격 국가대표 선수. (사진=뉴시스)
김예지 여자 사격 국가대표 선수. (사진=뉴시스)

월드 스포츠 스타의 탄생...파리올림픽의 감동


다사다난했던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은 온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겼다.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하며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최소 인원인 144명이 참가했지만, 성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파리에서 거머쥔 금메달 개수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선수단의 역대 하계 올림픽 최다 기록인 2008년 베이징 및 2012년 런던 올림픽과 같았다. 파리 올림픽의 금·은·동 전체 메달 개수는 총 32개로, 역대 최다 메달 개수를 기록한 1988년 서울 올림픽보다 단 1개 적은 수치였다.

양궁과 사격, 펜싱 등 활·총·검 종목의 활약으로 예상치 못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한국 양궁은 남녀와 혼성 경기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어 5관왕을 차지했다. 남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는 2016년 리우데네자이루와 2020년 도쿄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총 5개의 금메달을 따내 역대 하계 올림픽 통산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새로운 스타들도 탄생했다. 한국 남자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는 2관왕을 거머쥐면서 스포츠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여자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는 은메달 획득과 함께 매력적인 포즈로 단박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반효진 여자 사격 국가대표 선수는 역대 최연소이자,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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