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회장 "많이 짓기보다는 바르게 지어라"
'책임경영'은 '안정세·우수한 신용등급'으로 입증
'중대재해·시공 논란' 제로…고객 만족까지 챙기다
'내유외강'…국내는 튼튼하게, 다른 기회는 미국에서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반도건설이 조용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동성과 재무 관리를 탄탄하게 관리한 덕분에 안정성·신뢰도가 크게 상승하고, 분양률은 우리나라 민간아파트 평균 보다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다. 더구나 기회의 땅으로 점찍은 미국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하며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인건·공사비 상승을 비롯한 경기 불확실성으로 중견건설사에 들이닥친 한파에도 불구하고, "많이 짓기보다는 바르게 지어라"를 외친 권홍사 회장의 책임경영이 빛을 보는 모양새다.
'무분별한 수주' 지양…'내실 다진 주택사업' 지향
권 회장은 "많이 짓기보다는 바르게 지어라"를 고집하고 있다. 무분별한 수주는 지양하고 내실이 다져진 주택사업을 지향하자는 깊은 의미가 담겼다.
권 회장의 지론은 분양률로 드러난다. 2023년 분양한 「645억원 규모 양평다문지구 반도유보라」, 「956억원 규모 평택고덕 오피스텔」, 「1024억원 규모 영등포 지식산업센터」 등을 비롯해 지난해 분양된 경기도 고양시 장항지구 소재 「카이브 유보라」 분양률은 90% 이상을 보였다.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률 86.3%와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
경쟁사 대비 전체 분양물량은 낮지만, 확실한 입지와 콘셉트를 통해 내실을 우선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도 그렇겠지만 사업지를 선정할 때 매우 신중하다. 시장이 좋을 때 대부분 공급을 우선시하지만, 그것보다는 수도권, 광역시 등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위치나 사업성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선별적으로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분양률만 높은 것이냐, 그것도 아니다. 최근 지역을 불문하고 높은 분양률 대비 하자·부실·날림 시공 논란으로 신음하고 있는 여러 사업장을 놓고 보면, 반도건설은 다소 조용하다. 시공 품질이 높아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지은 단지를 현장 관계자들이 사전점검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여기는 하자가 너무 없다'일 정도다. 그만큼 내실을 많이 챙겼다는 얘기가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우수한 시공 품질과 함께 반도건설이 지난해 공개한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KAIVE UBORA)'도 호평을 견인하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화려하고 다양한 커뮤니티를 넣어주는 것도 좋지만,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게 좋은 퀄리티를 공급하자는 주의다. 합리적인 금액, 하자가 없고, 안전한 집을 공급하자는 게 종합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평 배경에는 높은 '정규적 비중' 이유도"
권 회장의 내실있는 '책임경영'은 내부에서도 포착된다. 대부분 기간제 근로자를 선호하는 업계 분위기와 다르게, 반도건설은 정규직 근로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10대 건설사 정규직 비중은 지난해 중순 기준 65~70% 사이인 데에 비해, 반도건설은 약 90%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공을 담당하는 현장 근로자의 정규직 비중은 시공 품질과 연관성이 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ESG 경영은 모든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 하나가 정규직 비율이며 곧 '책임경영'이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게 '품질경영'이다. 안전·품질관리자 등 현장에 배치되는 직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7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를 바라볼 수 있는 것 역시 책임경영의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건설사 근로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2022년 5만 1209명에 불과했던 근로자는 2023년 5만 5088명으로, 약 7.6%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는 2% 증가했다.
그러나 정규직 근로자 수 증가는 점차 둔화되는 분위기다. 2023년 기간제 근로자는 전년 대비 14.9%, 2024년에는 3.3% 늘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2023년 3.8% 늘었지만 2024년에는 1.1% 올랐다.
권홍사號 '책임경영', 우수한 '신용등급'으로 입증
'책임경영'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자, 반도건설은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의 기업어음 신용등급 평가에서 A3+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5월 본평가 이후 10년 연속이다. A3+ 등급은 단기 신용등급 부문에서도 상위에 속한다. 유동성이 안정적이고 재무 관리 역시 준수해 채무 상환 능력이 양호하다고 해석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반도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분양사업장은 총 14개다. 이 가운데, 대다수 현장은 부동산 호황기 시절에 분양이 개시되거나, 우수한 입지에서 사업성을 확보하여 분양성과가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분양 규모가 1조 8000억원에 육박하는 고양 장항 카이브유보라가 대표적인데, 2024년 6월 분양을 개시한 이래 동년 10월 말 기준으로 분양률은 90%를 상회했다.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고 보자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나신평은 "공사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했다. 자체사업 관련 차입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나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나신평이 언급한 자체사업은 시공사가 토지 매입부터 시공·시행·분양 등 전 과정을 담당하는 식이다. 분양률 100%를 달성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미분양이 발생하면 시공사가 모든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자체사업은 '양날의 검'으로 평가받지만, 반도건설은 채무상환 능력이 양호하여 차입부담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준이라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나신평은 "2022~2023년 연평균 도급공사원가율이 102.3%으로 상승했다. 반면, 반도건설의 자체사업은 평택 고덕, 신경주 주택사업 등 우수한 사업성을 기반으로 75% 내외 우수한 원가율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영업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고 봤다.
또 다른 기회는 '미국'에서
반도건설은 2023년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를 완료한 데 이어, 2차 자체 개발사업으로 'The BORA 3020'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8층, 총 262세대를 짓는다.
여기에 뉴욕 맨해튼 중심가 아파트의 '맨해튼 55th 주상복합 건물 주택 리모델링' 사업도 맡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노후화된 주상복합 건물을 반도건설이 사들여 우리나라 정서와 기술력을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리모델링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반도건설은 해외사업 전문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현지 맞춤 전략을 구사했다. 현지 법령, 인허가 절차 등을 면밀하게 분석·관리해 리스크를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