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카드와의 경쟁 심화…변화와 혁신으로 돌파구 모색
애플페이 도입·프리미엄 카드 출시 등 경쟁력 강화 전략 추진
'월례 토요회의' 신설…조직 효율성 제고 등 강도 높은 개혁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지난 10년간 카드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가 지난해 삼성카드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주고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현대카드에 밀리며 업계 2위로 내려앉았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한카드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은 애플페이 도입과 프리미엄 카드 출시,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하며 실적 반등을 목표로 한 변화에 나섰다.
실적 부진 속 과감한 인사 조치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57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수치다. 반면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664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9.1% 성장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현대카드가 166조2688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166조340억원)를 넘어섰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과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 확대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주요 경영 지표에서 경쟁사에 밀리자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박창훈 본부장을 부사장 직위 없이 곧바로 사장으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실적 반등과 경쟁력 회복을 위한 강력한 쇄신 의지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신한카드는 고객 서비스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결제 환경을 개선하고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상품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플랫폼 관련 조직을 전진 배치하며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본격화했으며 고객경험혁신팀을 신설해 고객 편의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 교육을 제공하며 금융상품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통 카드맨' 박창훈 사장 승부수는?
박창훈 사장은 30년 이상 카드업계에 몸담은 '정통 카드맨'으로 평가받는다. LG카드에서 시작해 신한카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으며 디지털 및 신사업 추진 경험이 풍부하다. 영업·플랫폼·결제 분야를 넘나들며 카드사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박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강도 높은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먼저 신한카드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신규 고객을 대거 확보한 만큼 신한카드 역시 결제 편의성을 높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국내 간편결제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프리미엄 카드 'The BEST-X' 출시를 통해 우량 고객 확보에도 나섰다.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가 높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 카드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 상품이다. 신한카드는 6년 만에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며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직 운영 효율화… 내부개혁 속도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신한카드는 최근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는 '월례 토요회의'를 신설했다. 이는 박 사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로,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러한 변화는 내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또 신한카드는 고객 중심 경영과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고객경험혁신팀을 신설하고 플랫폼 관련 조직을 전진 배치해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본격화했다. CP사업본부와 파트너십본부를 통합해 영업력과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했으며 신용관리본부와 채권관리본부를 합쳐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조직 체계를 슬림화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박 사장은 올 초 취임식에서 "변화와 혁신만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고객 중심의 결제 프로세스 혁신과 시장 지위 확대,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혁신은 많은 시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