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손실 누적에 유동성 위기 심화
LCD 공장 매각 등 저수익 사업 청산
대형 대신 IT·모바일 중심 성장 추진
LG전자 외 삼성·애플 등 매출 다변화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 위해 PBR, PER이라는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 순이익의 비율을 따지는 방식과 ROE라는 투입된 자본 대비 순이익을 얼마나 냈는지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통상적으로 PBR, PER이 낮을수록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됐고, ROE가 낮을수록 투자에 비해 이익을 많이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말 기준 PBR, PER, ROE는 각각 -1.68, 0.70, -37.21로 주가 저평가에 더해 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주가 하락을 불러오는 현금흐름 감소는 장기간 진행돼 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까지만 해도 23분기 연속 흑자, 5년 연속 영업이익 1조를 돌파하며 LG의 캐시카우로 평가받았다.
재무건전성 악화에 고초, 추가 증자·회사채 발행도 난항
하지만 2018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983억, 2281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19년 연간 영업손실 1.3조원을 기록했다. 중국 패널 업체의 공세와 고객사들의 보수적 재고 경영으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락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따라 설비투자(CAPEX) 등 감가상각비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자비용, 법인세 등을 차감한 순이익으로 따져보면 2021년에는 OLED 판매 호조·LCD 사업 재편으로 1.3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2020년 761억원 ▲2022년 3.1조원 ▲2023년 2.5조원 ▲2024년 2.4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유동비율(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은 66%에 달하고, 기말 현금도 2조원으로 전년 대비 2860억원 떨어졌다. 자본금도 2년 사이 3.3조원 하락한 만큼, 순손실이 계속 이어진다면 자본잠식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상증자나 회사채 모집을 통한 자금방안도 쉽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신주 1.4억을 배정하는 1.3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받았다. 유증 실시로 주식 수 한도가 다 채워져 올해 총수를 늘리긴 했지만, 주가 희석을 불러오는 추가 증자는 진행하기 쉽지 않다.
회사채 발행도 부담이 큰 편인데, 4900억원의 상환이 필요하고 다음달에 400억원이 만기된다. 내년 9월에는 2100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지난해 5월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했고, 40% 이상의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제기하고 있다.
IT·모바일 중심의 매출구조, 공급 확대 이어질까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경영정상화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설정했다. 정철동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중소형 OLED는 신규 모델 적기 개발과 양산 및 고객 로드맵에 연계된 차별화 기술의 선행 확보 ▲대형은 적기 대응력 향상과 원가 혁신 및 핵심 성능 개선 ▲중형·Auto는 원가경쟁력 제고와 차별적 기술리더십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 매각도 이와 맞닿아 있다. 회사는 최근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광저우 공장과 후공정을 담당하는 난징·옌타이 모듈 공장 지분 전량을 중국 TSL의 자회사인 CSOT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2.2조원의 매각 자금은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에 투입한다.
그럼에도 수익성이 있는 IT·오토 LCD는 국내에서 계속 생산하며, 광저우에선 8.5세대 OLED 패널 양산을 이어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에선 LCD 사업은 대형 부문만 해왔다"며 "중국 내 LCD 생산은 완전 철수하지만 IT·오토 LCD는 국내에서 계속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부거래를 넘어 외부 고객사로 수출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거론된다. 작년 말 기준 LG전자 등 특수관계인과의 매출은 3.2조원으로 전체 매출(26.6조) 대비 높진 않지만, 외부 고객사 공급을 늘리면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다 줄일 수 있어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작년부터 삼성전자에 TV용 OLED 패널 공급을 늘리며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매출의 69%를 차지하는 IT(35%, 모니터 및 노트북), 모바일(33% 스마트폰, 워치) 부문에서도 패널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모바일에선 애플에 공급하는 OLED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폰16 시리즈에서 회사의 OLED 패널 점유율은 30% 수준으로, 아이폰15(10%) 대비 크게 상승했다. 대형 TV용 OLED에 보다 주력하던 회사는 2022년 중형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해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모바일 영역에선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OLED, Narrow 베젤, 저소비 전력, Thin&Light 등 차별화 기술 및 제품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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