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장남, 30일부터 1박 2일 방한
조선소 방문 어렵지만 총수 회동 가능성 제기
MRO 이어 현지 투자 고심…법 개정 논의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30일 방한한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을 찾는 가운데, 국내 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짧은 일정이라 성사될 확률은 낮지만, 미국 정부의 군수지원함 건조 요청설이 제기되는 등 관련 논의는 오갈 수 있다.

HD현대는 앞서 미 해군 지원함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을 앞두고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존스법 등 영향으로 투자는 신중히 고려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 시 미국 시장 직접 진출도 고려할 수 있는 형국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달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현재로선 트럼프 주니어가 주요 기업 총수들과 1대 1 회동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현지 투자에 따른 관세 감면을 강조하는 만큼 트럼프 주니어와 관련 논의가 오갈 수 있다. 재계에선 각각 자동차·조선·SMR 분야에서 협력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회동 대상으로 거론된다. 


'존스법' 영향에 현재는 MRO 시장만 추진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사진=HD현대)

이중 조선 분야는 해양 굴기를 내세워 해군력을 증강 중인 중국을 견제하고, 상선 제조업 쇠퇴와 MRO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조선 산업은 해양 굴기를 내세워 해군력을 증강 중인 중국을 견제하고, 상선 제조업 쇠퇴와 MRO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이 절실한 분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자국 내에서 배를 건조하고, 자국인으로 승무원을 채용하도록 하는 존스법에 따라 국내 상선 수출이 막혀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이나 조선소 인수·합병(M&A)이 필요한 만큼 리스크가 큰 편이다. 

특히 조선업은 철강·부품 등 산업이 기반이 돼야 하는 만큼 단순 투자만으로는 활성화가 어려운 편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MRO에 적극 뛰어든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김동범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상업적 조선업에서 경쟁력 약화로 숙련된 인력과 조선소 인프라가 위축돼 군사 조선업의 어려움도 존재하고 있다"며 "역내 주요 국가의 안정적인 MRO 제공이 필수인 만큼 한미 양국 해군력 증진과 방위산업 발전 등 상호 보완적 관계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HD현대는 앞서 올해 초 간담회에서 오는 6월 말부터 미 해군 지원함 MRO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며, 연간 2~3척가량의 수주 목표도 제시했다. 미 해군 MRO 시장은 연간 11조원, 함정 건조는 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美 기업과 협력 강화…직접 진출 이뤄낼까


오른쪽부터 HD현대중공업 원광식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오른쪽부터 HD현대중공업 원광식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테라파워 빌 게이츠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12일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는 조선 호황기를 맞아 이미 수년 치 일감을 확보했고, 미국 내 인력과 공급망 밸류채인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은 만큼 현지 투자를 적극 고려하지 않았다.

대신 테라파워, 팔란티어, 안두릴 등 미국 기업과 기술 협력을 타진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운 에너지 기업으로, 양사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에 뜻을 모았다. 팔란티어와는 인공지능(AI) 조선소를, 안두릴과는 무인함정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달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하기로 하며 미국 시장 진출에 간접적 의지를 밝혔다. MOU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분야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존스법에 더해 미 해군 함정을 미국 내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는 '번스-톨리프슨 수정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직접 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에 위치한 조선소들에게 건조나 수리업무를 가져다주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내 존스법 개정을 통해 생산 물량을 국내와 미국 현지 조선소에 적절히 분배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도 한미 조선업 협력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이며 핵심은 기술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그룹은 GRC를 중심으로 설계, 개발,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 충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덕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해양·조선업 재건에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폭넓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조선사의 추가 투자 방안과 해양 인력 육성 협력 방안, 국내 조선소가 소화할 수 있는 신규 선박 건조 일정 등을 설명했고 미국 측이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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