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탈아시아·편의점 종주국 진출' 쾌거 이뤘다
하와이 1호점, 올해 10월 중으로 예상…준비 단계 분주
하와이 사로잡기 위해 현지화 전략부터 K-푸드 전파까지
BGF리테일 "하와이 교두보로 인근 국가로 진출 가능"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뉴스포스트=최문수 기자] BGF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가 편의점 본토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BGF리테일 하와이 법인'을 설립하고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이하 WKF)'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하 MFC)을 체결하고 올해 10월 중으로 1호점을 개점한다는 목표다. 국내 업계 최초로 편의점 종주국에 역진출하는 셈이라 그 의미는 남다르다는 평가다.

29일 CU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하와이 파트너사 WKF를 포함한 파트너 소유 회사들은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 및 투자 사업을 비롯해 출판, 미디어, 유통 산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사업들의 안정적 수익과 여러 자선 활동에 기반해 현지에서 안정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WKF의 지난 약 40년간 쌓아온 지역 네트워크와 오랜 부동산 개발 업력이 현지 편의점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BGF리테일은 이번 하와이 진출로 국내 업계에서 가장 먼저 편의점 산업의 시초 국가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세계 최초 편의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탄생, 국내에는 1989년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CU의 하와이 진출로 36년 만에 아시아를 넘어 K-편의점이 세계화를 실현하게 된 것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이지만 사업 초기에는 안정된 조기 안착을 위해 회사가 현지에 일정 기간 직원을 파견해 사업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하와이 1호점은 올해 10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가운데 왼쪽)와 CU Hawaii Kurisu(가운데 오른쪽) 대표가CU 하와이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가운데 왼쪽)와 CU Hawaii Kurisu(가운데 오른쪽) 대표가CU 하와이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하와이는 연중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에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미국 대표 휴양지다. 특히, 2023년 기준 최다 방문 국적 순위가 미국, 일본, 캐나다에 이어 한국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이란 방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소 침체기를 겪었지만, 최근 빠르게 회복해 다시 1000만명 관광객 수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와이 관객 하루 평균 소비액은 약 32만원 수준인 가운데, 그중 외식비가 약 40%로 가장 높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합리적 가격의 편의점 상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며 높은 수요를 이끌 거라는 분석이다. 또한, 하와이 전체 인구 중 아시아계가 많아 한국 문화에 친숙하고 선호도가 높은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내 10대 학생과 20~30대 젊은 층 중심으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추세도, 향후 CU 사업 확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CU 측은 보고 있다.

CU 점포 전경 (사진=BGF리테일)
CU 점포 전경 (사진=BGF리테일)

CU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현지 의점 시장의 틈새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한국 편의점 특유의 강점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우선, 미국 소비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전 세계 최신 유통 트렌드를 접목하고 현지화 요소를 적극 활용한 점포 모델을 구상한다. 소비자의 다양한 구매 목적을 반영한 최적의 점포 레이아웃은 물론, 셀프 체크아웃 존 등 리테일 테크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CU는 현지 상품을 하와이에서 인기 여부를 거쳐 국내로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유명 제품들의 국내 수입은 CU가 진출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회사의 글로벌트레이딩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물론 하와이에서도 인기 있는 제품이 있을 것이고 국내에 도입이 가능한 상품이 있으면 역으로 우리나라에 들여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CU는 간편식·즉석조리 등 여러 K-먹거리와 현지화 메뉴들을 개발, 특색 있는 차별화 상품들을 준비 중이다. 하와이 대표 메뉴인 포케, 로코모코 등도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콜라보 제품으로 공개한다. 더불어, 최근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밥과 한국 관광 필수 코스인 즉석 라면 조리기도 준비한다. K-푸드 세계화를 위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NB 제품과 CU의 메가 히트 상품들도 함께 선봬, 현지인 입맛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2023년 몽골에서 열린 한국문화주간행사에 설치한 CU 이동형 편의점에 현지인이 구매 대기줄을 서있는 모습이다. (사진=BGF리테일)
2023년 몽골에서 열린 한국문화주간행사에 설치한 CU 이동형 편의점에 현지인이 구매 대기줄을 서있는 모습이다. (사진=BGF리테일)

이번 하와이 MFC 체결은 CU와 WKF의 강한 의지·신뢰와 무관치 않다. WKF 로버트 대표는 한국 기업과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에 기반해 BGF리테일에 먼저 동업을 제안, K-편의점 사업에 열의를 보였다. 실제로 로버트 대표와 실무진은 여러 차례 방한해 CU의 편의점 운영 시스템을 경험한 바 있다.

반대로, BGF리테일은 그동안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 이어 네 번째 해외 진출국을 선정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 대해 시장 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작년부터 미국 하와이 유통 시장을 조사하면서 WKF와 진출 논의를 시작했다는 배경이다.

이후 두 회사는 약 1년간 사업 환경, 규제 사항, 현지 유통 환경, 물류망 구조, 점포 포맷 구축, 물건 실시 등 세밀한 검토를 진행했고, 하와이 내 편의점 사업성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하와이 진출은 기존 국내 편의점 업계의 해외 진출 첫 번째 탈아시아라는 의미도 있다"면서 "몽골을 시작으로 주변 국가로 확장을 해 나갔듯이 하와이를 교두보로 인근 나라와 대륙으로 충분히 진출을 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MFC 체결식에는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 CU Hawaii LLC 로버트 쿠리수(Robert Kurisu) 대표 등이 참석했다.

BGF리테일 민 대표는 "이번 하와이 MFC 체결을 통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유통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편의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가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지난 30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CU만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다"고 밝혔다.

CU Hawaii LLC 로버트 쿠리수 대표는 "하와이는 높은 물가에 더해 제한적인 선택지로 새로운 유통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라며 "CU라는 새롭게 매력적인 K-편의점을 하와이에 빠르게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