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분석 전문가' 넥슨 네비게이터실 편호장 분석가 강연
"인간적인 데이터, 정량 데이터, AI를 조화롭게 활용해야"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어떤 신작이 출시되기 전, 팬들은 흥행과 실패 여부를 예측하곤 한다. 이런 의견은 게임사 데이터분석가들의 손에서 정량화를 거쳐, 더 재미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자료로 쓰인다.
넥슨은 2025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5, Nexon Developers Conference 25)를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다. NDC는 현업자들이 게임 관련 인사이트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다.
넥슨코리아 네비게이터실 편호장 데이터분석가는 26일 아침 10시, <"우리 게임 성공할까요?" 게임 성패 예측, 인간적으로 접근하기>라는 주제로 자신과 팀의 경험을 공유했다.
"게임 도사의 흥행 여부 판단은 믿을만할까?
게임의 성패 예측을 하지 않는 회사가 있다고 한다. 편호장 분석가는 이와 관련해 "개발하기 바쁘고, 시장성 평가에 의미가 없다 판단하고, 분석가도 아닌 데다 내가 만드는 게임이라 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편 분석가는 이 같은 의견과는 달리, 게임의 성과는 예측 가능하고 의미 있다고 말한다. 그는 넷마블의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사례를 들며 "넥슨 내부 구성원들에게 성공 가능성을 물었더니, 69%는 성공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사람의 예측은 흥행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는 의미가 있었다. 다만 매출과 같은 수치 예측에는 부정확하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실제 매출은 예측 매출보다 3배 이상이었고, 다른 게임의 경우 60배 이상 벌어진 경우도 있었다.
개개인에 따라서도 예측 성과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성공할 게임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관련 정보도 자주 찾고, 업계 경력도 긴 편이었다. 새로운 게임들에 대한 호기심, 업계 경험과 시장에 관한 지식이 풍부해야 예측도 잘할 수 있었던 셈이다. 반면 담당하는 업무나 과금 성향은 의외로 예측 성과와 관계가 없었다.
'인간적인 데이터'를 활용한 성패 예측
인간적인 데이터란,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는 데이터를 일컫는다. 개인적 경험이나 커뮤니티 반응, 문화적 흐름 등이다. 편호장 분석가는 인간적인 데이터와 정량 데이터, AI를 함께 사용한 예측 모델의 정확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게임이 흥행할지 미리 알고 싶다면 커뮤니티에 정보를 공개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튜브에 트레일러를 노출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실제 매출과 상관 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스토어 리뷰도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리뷰에서 정성적 경험을 추출해서 정량화했더니 매출과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 별점은 매출과 뚜렷한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의견도 성패를 이분법으로 예측할 때는 도움이 된다. 편 분석가는 전문가를 '게임 장르와 커뮤니티에 이해도가 높은 사람'으로 정의했다. 넥슨에는 스토어 순위까지 예측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매출은 대체로 정교하게 예측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평가와 매출 사이에 어느 정도 관계는 확인했다.
다수 의견 수렴도 강조했다. 그는 "다수 의견은 사실상 시장 샘플 의견과 같았다"며 "단, 다들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낼 수 있고, 새로운 것에 대한 의견은 정확하지 않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편 분석가는 게임의 요소와 흥행 사이의 관계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요소에는 '아트 스타일' '조작 방식' '오토 플레이 여부' '출석 시스템 여부' '경쟁 요소 여부' 등을 포함할 수 있다.
그는 끝으로 "인간적인 데이터, 정량 데이터, AI를 함께 사용해야 더 나은 예측이 가능하다"며 "사람으로부터 출발하는 데이터를 다루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게임의 성과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