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MMORPG '아이온2' 11월 서비스 목표
원작 대비 36배 넓은 필드, 조작감 중시한 전투 특징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아이온2'에 게임 팬들과 금융투자업계 애널리스트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하반기 MMORPG 기대작으로 분류되는데, 원작처럼 시장에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의 3대 IP 가운데 하나인 '아이온'의 후속작이다. 원작의 특징을 계승하고 당시 기술적으로 구현하지 못했던 요소들까지 담았다는 의미에서 '아이온 완전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연기금이 담은 '엔씨' 주식, 증권사도 호실적 전망
엔씨는 2025년 1분기 경영실적을 지난 5월 발표하면서 목표 실적을 공개했다. 2026년 매출로 최대 2조5000억원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가 목표 실적을 제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엔씨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이끌었던 기존 게임들의 해외 진출 및 스핀오프 신작 등을 통해, 내년 매출 1조50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신작 개발과 타사 게임 퍼블리싱에서 1조원의 수익을 거둔다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엔씨의 설명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 여정에서 가장 어깨가 무거울 게임은 단연 아이온2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아이온2가 기대만큼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들은 엔씨가 아이온2로만 연간 매출 3200~36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정의훈 연구원은 지난 18일 발간한 종목 분석 보고서에서 "과거와 비교해 국내 MMORPG 시장이 축소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모바일 순위 상위권에 MMO 장르가 분포해 있다"며 "특히 아이온2에 대한 유저들의 수요는 유의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이온2가 게임 팬들 사이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은 점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지난 17일 "6월 28~29일 진행된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에서 그래픽, PvE 콘텐츠, 전투 모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 국민연금이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수한 점도 아이온2의 흥행 가능성을 부각시킨다. 엔씨의 경우 해당 목표 실적이 '보수적 추정치'라고 밝혔을 정도로 아이온2의 흥행에 자신을 보인다.
무빙샷, 후판정, 수동전투 PvE…'리니지' 아닌 '아이온' 완전판
MMORPG 시장에는 '리니지 라이크'가 범람하는 중이다. 리니지 라이크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에 최초 도입한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비롯해 PvP 경쟁 자극, 스킬·스탯 유료 습득 등을 답습한 게임들을 일컫는다.
리니지식 흥행 방정식이 검증된 뒤,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이런 MMORPG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엔씨 스스로도 다른 IP에 리니지식 비즈니스 모델을 이식했을 정도로 게임 장르를 단조롭게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릭스터M' 사태다.
이에 리니지 시리즈를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는 이들까지 엔씨에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엔씨소프트 박병무 대표이사도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5월 아이온2만의 게임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아이온2는 원작처럼 PvE와 레이드가 특징이며, 그렇기 때문에 리니지 라이크와 같은 BM을 적용할 수가 없다"며 "페이투윈 요소가 없지는 않겠지만 리니지 라이크와는 다른 BM"이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대로 아이온2는 리니지 라이크와 전투 시스템, 콘텐츠에 차별점을 뒀다. 아이온2는 소위 '말뚝딜'이 아닌, 원작처럼 움직이면서 공격이 가능한 '무빙샷'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다.
아울러 후판정 시스템도 도입해 조작에서 얻는 즐거움을 추구했다. 후판정은 공격이 상대의 표면에 닿아야 타격으로 인식되는 시스템이다. 반대로 선판정은 공격 즉시 타격 여부가 결정된다.
아이온2에 대한 엔씨의 자신감은 개발 공정에서도 드러난다. 엔씨는 지난 6월 게임 팬들을 초대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엔씨가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등 3대 IP의 넘버링 타이틀에서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실시한 건 '리니지2M' 이후 6년만이다. 2021년 출시한 '블레이드 & 소울 2'와 '리니지W'는 이용자들에게 사전 플레이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FGT 자리를 마련한 건 팬덤 확대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FGT 직후 테스터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바이럴이 이뤄져, 원작 팬이 아닌 이들까지 게임에 기대를 갖는 계기가 됐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한국·대만 론칭을 목표로 아이온2를 준비 중이다. 다른 국가는 내년 출시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