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6G 표준 제정…韓, 2030년 6G 상용화
6G 핵심 평가받는 저궤도 위성통신 중요성↑
스타링크·카이퍼·원웹·텔레샛·궈왕 등 글로벌 구축
국내 사례는 전무…통신3사, 서비스 분야만 치중
외산 의존 우려에 컨소시엄 구축 필요성 제기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전세계 연구·개발 주체들이 6G 비전과 성능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이동통신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3GP는 6G 최초 기술 규격인 Release-21 표준은 2028년 전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 6G 상용화를 이뤄내 통신강국 위상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6G의 이론상 최대 전송속도는 1Tbps(1000Gbps)로 5G(20Gbps)의 50배이고, 지연시간도 0.1ms(0.0001초)로 끊김 없는 통신이 예상된다.
이같은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 달성을 위해선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저궤도 위성은 적도 상공 기준 고도 300km~1000km 범위에서 지구를 돌기 때문에 정지궤도 위성(적도 상공 35786 km)보다 지구와 거리가 가깝고 지연 속도가 짧다. 발사 비용도 낮아 초저지연 통신서비스에 적합하다.
특히 위성을 기지국 삼아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상, 항공, 극지방 등 오지에서도 원활한 이용이 가능하며, 지상 기지국에 대한 필요성도 사라지게 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기지국 구축에 드는 장비·토지 등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고 부지 매각을 통해 신사업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타링크 필두로 글로벌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 '활발'
글로벌 기업들이 이같은 기회를 놓치기 만무하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지상 통신망이 파괴된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통신 수단을 제공하면서 저궤도 위성통신의 위력을 전 세계에 시연했다. 스타링크는 2027년까지 큐브샛이라 불리는 초소형 위성 1만2000개 이상을 발사해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마존도 저궤도 위성통신 기반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카이퍼 프로젝트(Kuiper project)'를 추진 중이다. 시험 위성 2기를 발사해 지상과 교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부터 위성망 구축을 시작해 2029년까지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20년 카이퍼 프로젝트에서 발사할 총 3236개의 위성 배치를 승인했고, 내년 7월까지 최소 절반을 운용해야 한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영국 기업 '원웹'은 1200km 궤도에 2023년 5월까지 634기의 위성 발사를 완료해 같은해 말부터 전 세계 인터넷 공급 사업을 개시했다. 캐나다・유럽을 시작으로 인도에서도 위성 광대역 서비스 승인을 받았고, 현재 한화시스템과 '저궤도 위성통신 유통·공급 계약'을 체결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캐나다 텔레샛도 수백 개의 저궤도 위성으로 구성된 '라이트스피드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정부 주도로 2035년까지 1만3000개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리는 '궈왕 프로젝트'를 발족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위성을 발사했다.
SKT·KT·LGU+, 위성통신 공동 구축 없이 서비스 치중
하지만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에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성 계열사 쎄트렉아이를 필두로 여러 대의 작은 위성 군집 형성을 위한 '초소형군집위성(NEONSAT) 1호' 사업이 진행되긴 했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의 공동 사업인 데다 한반도 및 주변 해역 감시를 위한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계약이다. 민간 개발, 민간 수익 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위성통신 자회사를 가진 KT도 다르지 않다. 정지궤도에선 KT SAT이 지난해 무궁화 위성 6A호를 쏘아올리며 6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저궤도에선 스타링크·원웹 등의 위성을 임대할 방침이다. 위성 발사보다 위성통신 시스템과 지상의 무선 시스템 연동, 저궤도 위성과 정지궤도 위성을 결합한 신규 서비스 발굴 등 '다운스트림'에 치중돼 있는 것이다.
SK텔레콤도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 계획을 따로 밝히지 않았고, 대신 자회사 SK텔링크가 국내에 상륙하는 스타링크와 리셀러 계약을 체결해 영업, 기술지원, 고객관리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스타링크와 협력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나오지 않았다.
6G 서비스에 걸맞는 속도와 초저지연 달성을 위해선 저궤도 위성통신 등 비지상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데, 통신 3사는 자체 구축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내수 위주로 돌아가야 할 통신 시장의 외산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여러 보안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업스트림' 위한 직접 투자·컨소시엄 필요성 제기
이에 통신3사가 서비스 위주의 '다운스트림'에만 골몰하기 보다 위성을 직접 발사하는 '업스트림'에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업스트림은 위성과 발사체를 생산해 우주로 쏘아올리는 1차 산업이라면, 다운스트림은 위성영상 및 통신을 서비스하는 2차 산업이다. 직접 발사는 아니더라도 국내 위성 기업과 협력 강화나 투자를 통해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에서도 컨소시엄을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민석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도 통신·자율주행 산업이 발전한 만큼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을 못할 게 없다"며 "저궤도 위성 1000개 쯤 올린다고 국내 기업 컨소시엄 만들면 산업이 엄청 성장할 수 있는데, 정부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현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무도 "현재 위성 시장의 70%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인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진흥을 도모하지 않으면 어렵다"며 "저궤도 등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책이나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6G 위성통신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산업 진흥 의지를 밝혔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6G와 저궤도 위성통신을 AI 기반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전략적으로 연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6G 초연결 통신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술 자립화를 통해 위성통신 상용화 및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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