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허서우 기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이달 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가운데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내수 둔화와 원가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반면, 해외 수출 호조를 보인 기업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식품업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둔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국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실적 개선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매출 늘었으나 수익성은 '주춤'
CJ제일제당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7조6432억원, 영업이익은 3880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오뚜기의 경우 매출은 9419억원,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4.18% 증가했지만, 판촉비 증가와 내수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은 5.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빙그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한 4858억원으로 전망되지만, 영업이익은 7.42% 감소한 599억원 수준이다. 외형 성장은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역성장했다.
롯데웰푸드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752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4.7% 증가한 1조1296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업계는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코코아 등 주요 국제 원료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일정 시차를 두고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오리온·농심, 해외 수출 효과에 수익성 '기대'
반면, 일부 기업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8821억원, 영업이익은 18.09% 늘어난 444억원으로 전망된다. 가격 인상 효과와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 판매 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해외 수출 호조에 힘입어 3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매출은 6009억원,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88%, 56% 증가한 수치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확대와 환율 효과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2분기에도 삼양식품은 매출 5351억원, 영업이익 12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3%, 34.2% 늘어난 바 있다. 실적 상승세가 단발적인 반등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사업의 영향력이 크다.
오리온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3분기 매출은 8333억원, 영업이익은 1423억원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4%, 3.8%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이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오리온의 해외 매출 비중도 약 65%로, 글로벌 시장이 실적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유입 증가와 K-콘텐츠 영향력이 결합되면서 K-푸드가 글로벌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확대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