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IPO·DCM 압도적 1위…기업금융 진두지휘
이홍구, 초고액자산가 공략하며 WM 부문 두각
'세대교체론'보다 '성과 안정감'이 연임 무게 실어
내년 3월까지 대형 증권사 7곳 대표이사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코스피 4000선을 넘어선 증시 호황속에서 수장들의 거취는 각 사의 전략과 시장 신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적과 리스크 관리, 세대교체론까지 맞물린 증권업계의 CEO 연임 구도를 순차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내달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현·이홍구 대표의 연임 여부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을 모두 고려하는 KB증권의 경영전략은 현 체제 연장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1위 수성한 IB, 김성현 체제 존재감 커져
KB증권 김성현 대표는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쌓으며 2019년 취임 이후 6년째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은 부동산PF 충당금 약 600억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0.9%와 9.8% 감소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손익보다 장기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IPO 시장에서 '압도적 1위'라는 타이틀을 공고히 한 인물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KB증권의 IPO 공모총액은 2조245억원으로, 2위인 NH투자증권(8188억원)과 격차가 1조원 이상 벌어졌다. 지난해와 2022년에도 IPO 주관 실적 1위를 기록해 최근 4년간 3회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유승창 리서치센터장을 ECM 본부장으로 발탁하는 등 조직 개편과 인재 배치에서 김 대표가 보여준 전략적 감각의 결과로 읽힌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KB증권은 1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표 주관 인수액은 6345억원으로, 2위 한국투자증권(3100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이홍구 대표, WM 성장 견인
WM(자산관리) 부문을 맡고 있는 이홍구 대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B증권의 상반기 WM자산은 7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9.2% 증가했고 리테일 고객 위탁자산 역시 107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6% 늘었다. WM 부문 영업이익은 45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했다.
이 대표는 PB고객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WM총괄본부장 등을 거치며 자산관리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KB증권은 'KB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초고액자산가 전담 GWS본부, 'KB 골드&와이즈 더 퍼스트' 등 맞춤형 플랫폼을 앞세워 고액자산가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조직의 전략 방향에 맞춰 WM 부문에서 확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한 만큼, 이홍구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인사에서 첫 연임에 성공한 바 있고 올해 성과 역시 이 추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안정적 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시 호황에 따른 전반적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6년 이상 대표직을 수행한 데 따른 세대교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실익과 명분이 모두 충족된 현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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