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도전…PF 중심 수익구조 전환 시험대
상반기 순익 감소…경쟁사 대비 실적 둔화
그룹 부회장 겸직…내부 입지 여전히 견고

내년 3월까지 대형 증권사 7곳 대표이사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코스피 4000선을 넘어선 증시 호황속에서 수장들의 거취는 각 사의 전략과 시장 신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적과 리스크 관리, 세대교체론까지 맞물린 증권업계의 CEO 연임 구도를 순차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진=하나증권)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사진=하나증권)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2023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 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로 2889억원 적자를 냈던 첫해를 딛고 지난해 22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약 20% 가까이 줄어든 10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세가 다소 주춤했다.

하나증권의 실적 둔화는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평가손실과 금리 연초 효과로 인한 트레이딩 부문 수익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들이 올해 상반기 강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대적 부진이 더욱 도드라졌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2589억원을 거뒀고, 대신증권과 교보증권도 각각 1521억원, 1060억원으로 하나증권을 추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6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산관리(WM), S&T, IB 등 주요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낸 이력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 회복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초대형 IB 인가 여부, 연임 가를 '핵심 변수'로 


하나증권 사옥. (사진=하나증권)
하나증권 사옥. (사진=하나증권)

강 대표의 연임을 가를 핵심 변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다. 하나증권은 지난 9월 금융감독원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해 최근 실사를 마무리 했다. 초대형IB 지정을 받으면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2배까지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하나증권은 현재 6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 중이며 외부평가위원회 심사와 금감원 실사를 비교적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연내 심사 결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발행어음 사업이 인가될 경우, 강 대표는 하나증권의 수익구조를 PF 중심에서 탈피시킨 인물로서 전략적 리더십을 재확인받게 된다. 이는 연임은 물론, 그룹 차원의 향후 인사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점이다.


그룹 내 입지와 과제…'부회장' 타이틀의 무게


강성묵 대표는 현재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으며 그룹 내 입지가 단단한 인물로 꼽힌다. 이런 배경은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하나증권의 중장기 성장전략이 뚜렷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실적 기반 외에, 향후 리테일·자산관리 중심의 사업 확대나 ESG·디지털금융 분야에서의 기여 여부도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한편,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사업과 더불어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입지 강화,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등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증시 회복세와 맞물려 하반기 실적이 개선된다면 강 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긍정적 분위기는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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