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해 연속 최대 실적에도 내부통제 리스크가 연임 판단 가른다
IMA 인가 심사 진행 속 잇단 압수수색이 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
농협 지배구조 논란 이어지며 윤병운 대표 연임 전망도 복합 국면

내년 3월까지 대형 증권사 7곳 대표이사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코스피 4000선을 넘어선 증시 호황속에서 수장들의 거취는 각 사의 전략과 시장 신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적과 리스크 관리, 세대교체론까지 맞물린 증권업계의 CEO 연임 구도를 순차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NH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NH투자증권)

[뉴스포스트=주연 기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의 연임을 둘러싸고 금융권의 관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취임 이후 두 해 연속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올 하반기 잇따른 내부통제 이슈와 지배구조 변수가 겹치며 평가의 무게추가 단순한 실적 판단을 넘어 복합적 국면으로 이동한 모습이다.

실적 면에서는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뚜렷하다. 윤 대표 취임 첫해 NH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6866억원으로 같은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 3913억원, 순이익 2831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쓰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업익과 순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84% 증가한 수치다.


리테일·IB·운용 전 부문 확장


윤 대표 체제의 성과는 특정 사업부문에 편중되지 않고 전 부문에서 이뤄졌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 이후 늘어난 위탁매매 수요를 기반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가 1699억원까지 확대됐다. 해외 약정금액의 증가와 디지털 채널 강화로 디지털 위탁자산이 60조3000억원을 넘었고 월평균 이용자도 206만명에 이르렀다.

투자형 상품 판매도 확장세를 이어갔다. 펀드·랩 등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359억원으로 늘어나며 시장 회복 흐름을 반영했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유상증자 주관 1위, IPO 주관 2위, 회사채 대표주관 2위, 여전채 대표주관 1위 등 주요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유지하며 993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대형 증자와 기업금융 딜이 성과를 견인했다.

운용 부문에서도 금리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포지션 관리로 손익 방어에 성공했다. 이자 수지는 3047억원을 기록해 브로커리지와 IB 중심의 수익 구조와 균형을 이루며 전사 실적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복합 성장세는 단기 호황 효과를 넘어 중장기 사업 구조 개선의 성과로 평가된다.


연임 평가의 또 다른 축…내부통제 이슈·IMA 인가


NH투자증권 본사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전경.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본사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전경. (사진=NH투자증권)

반면 하반기 연이어 발생한 내부통제 이슈는 연임 평가의 또 다른 변수가 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7월 공개매수 담당 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금융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10월에는 IB부문 임원의 공개매수 정보 전달 의혹과 관련해 주가조작근절 합동대응단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보다 앞선 4월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직원 1명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회사는 즉각적인 대응을 내놨다. 윤 대표는 해외 출장 중이던 임원에게 즉각 복귀를 명했고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어 준법·감사 조직을 중심으로 내부통제 강화 TFT를 신설하고 직접 TFT장을 맡았다. 모든 임원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면 금지하고 미공개정보 이용 시 무관용 원칙인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직 전반의 규율을 강화하는 조치가 이어졌다.

내부통제 논란이 중요한 이유는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IMA 사업자 지정 안건을 통과해 오는 1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인가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위 의결 이후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양사는 즉각적인 영업 개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IMA 인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가 평가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 진행·후속 조치도 변수


윤 대표 연임 논의에서 또 하나의 외부 영향 변수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금품수수 의혹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는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와도 연결돼 있다.

다만 강 회장 관련 사안은 아직 수사·정치적 논의가 계속되는 영역으로, 윤 대표의 연임에 직접적인 결론을 내리는 요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해당 사안이 확정적 변수인지 여부는 향후 수사 진행과 농협 지배구조 논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크다.

한편 NH농협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내년 1월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남은 두 달간의 후속 조치와 심사 과정이 윤 대표의 향후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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