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온, ‘가격·속도·상품평 부족’에 중구난방식 유통 앱까지
- 28일 문 연 ‘롯데온’...트래픽 문제로 2시간 늦장 오픈하기도
- 소비자들 “롯데온 애플리케이션만 몇 개인지 모르겠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롯데쇼핑이 야심 차게 준비한 온라인 쇼핑몰 백년대계의 주춧돌이 흔들리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최고경영자. (사진=롯데쇼핑 제공)
강희태 롯데쇼핑 최고경영자.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은 실적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롯데온 출범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강희태 부회장을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승진 인사하기도 했다. 이후 신 회장은 2018년부터 롯데온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오픈한 롯데쇼핑의 야심작 ‘롯데온’에 대해 아쉽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롯데온에 대한 지적은 △가격 경쟁력 부족 △계열사의 중구난방 애플리케이션 △반응 속도가 느린 애플리케이션 △참고할 상품평 부족 등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롯데온 ‘타임딜’, 롯데오너스 할인가 받아도 가격 경쟁력 떨어져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TV가 다른 온라인몰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온과 경재상사들 모두 같은 가격의 배송료가 추가된다. (편집=이상진 기자)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TV가 다른 온라인몰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온과 경쟁사들 모두 같은 가격의 배송료가 추가된다. (편집=이상진 기자)

가격 경쟁력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뉴스포스트> 취재진이 롯데온 ‘타임딜’을 직접 이용해봤다. 그 결과 본지가 확인한 롯데온 타임딜의 상품들 가운데 실제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LED TV의 한 모델의 경우 롯데온 타임딜보다 옥션과 지마켓, 11번가, 쓱닷컴, 이마트몰 등 경쟁사들이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골프용품과 서랍장 등 본지가 확인한 대부분의 롯데온 상품이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통합한다더니...검색하면 중구난방 뜨는 롯데 유통 관련 앱


중구난방으로 유지되는 롯데쇼핑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편집=이상진 기자)
중구난방으로 유지되는 롯데쇼핑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편집=이상진 기자)

롯데온은 엘롯데와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롭스, 롯데프레시 등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 7개 몰의 콘텐츠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방점을 뒀다. 여러 방향으로 나뉜 온라인몰을 한 데 놓아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28일 롯데온이 출범한 뒤에도 롯데그룹 유통 부문 애플리케이션은 △롯데ON-롯데ON 하나면 된다 △롯데마트-롯데ON 하나면 된다 △엘롯데, 롯데백화점-롯데ON 하나면 된다 △롯데홈쇼핑 OneTV △롭스-롯데ON 하나면 된다 △롯데ON-롯데프레시 365일 신선배송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패밀리몰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SCM 등 10여 개가 넘게 산발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롯데ON 하나면 된다”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다종다양한 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이 다 따로 있다”며 “롯데온 앱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이마트처럼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트래픽 과부하 때문? 속도 느린 애플리케이션...상품평도 경쟁사 대비 부족


28일 10시 오픈 예정이었던 롯데온은 이용자가 몰린 탓에 트래픽 과부하로 오픈이 두 시간여 미뤄진 바 있다. 현재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롯데온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속도가 느리다”고 꼬집는다.

직접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본 취재진도 이용 중간중간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취재진이 사용한 기기는 비교적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 등이었다.

롯데온(왼쪽)과 경쟁사인 쿠팡(오른쪽)이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온에는 별점과 상품평이 하나도 없는 반면, 쿠팡은 수백 개에 달하는 별점 참여와 상품평이 등록돼 구매에 참고할 수 있다. (편집=이상진 기자)
롯데온(왼쪽)과 경쟁사인 쿠팡(오른쪽)이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온에는 별점과 상품평이 하나도 없는 반면, 쿠팡은 수백 개에 달하는 별점 참여와 상품평이 등록돼 구매에 참고할 수 있다. (편집=이상진 기자)

롯데온에 대한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물품 구매를 위해 참고할 상품평과 별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쿠팡 등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같은 상품에 대해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상품에는 별점과 상품평이 하나도 없는 반면, 경쟁사의 온라인 쇼핑몰에는 수백 개의 상품평이 등록돼 구매에 참고가 가능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지적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5월 10일까지 약 2주간 베타 서비스 기간이고 모든 상품이 반영된 상태가 아니다”라며 “내달 11일부터 대대적인 대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롯데온 출범 이후에 다른 앱들이 살아있는 것은 기존 이용 고객의 사용 편의를 위해서”라며 “이들 앱을 유지하는 게 롯데온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트래픽 과부하 등으로 롯데온의 속도가 느려지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좋겠고, 새롭게 일반 판매자의 상품을 선보이는 경우가 있어 상품평과 별점이 없는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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