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Y·피포 페인팅 등 완성 과정 촬영 및 공유 문화
- 드라마 시청·만들기 등 영상으로 다양한 콘텐츠 즐겨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미술에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칠할 수 있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 힐링이 돼요. 열심히 작업한 그림을 집에 전시해 놓으면 뿌듯합니다.”

최근 1020세대 사이에서 숫자에 맞춰 물감을 칠하는 피포 페인팅이 인기를 끌고있다. (사진=김연서 양 제공)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연서(19) 양은 오는 3월 대학교 입학 전까지 생긴 시간적 여유를 취미에 쏟고 있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며 대학 생활을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을 자제하게 되면서 새로운 놀 거리를 찾은 것. 

김연서 양은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감도 마음껏 누리지 못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었는데, 피포 페인팅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색칠하는 과정을 타임랩스로 촬영해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생활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대별로 선호하는 활동이 나뉘는 가운데 1020세대에서는 그림을 그리거나 DIY(Do It Yourself) 등 직접 작품을 만드는 활동부터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등의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완성하는 과정을 공유하는 재미


취미 플랫폼인 클래스101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전후로 DIY(Do It Yourself)키트 구매가 290% 증가했다. 기존 DIY키트는 자수공예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디퓨저 만들기 등 종류가 다양화됐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휴대용 손소독제 만들기, 마스크 만들기 키트가 인기 순위에 올랐다. 
 
1020세대에서는 특히 숫자에 맞춰 물감을 칠하는 피포 페인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캔버스에 그려진 밑그림 속 숫자들과 같은 숫자가 쓰여 있는 유화 물감을 칠하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이들에게는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촬영해 주변인들과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지난해 4월 4,000번을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등을 SNS에 인증하는 것부터 시작된 ‘집콕 놀이’ 인증이 이어지고 있는 것. 

김연서 양은 “영상을 찍어서 직접 편집하기보다는 보통 긴 시간을 압축해서 빠르게 보여주는 타임랩스로 한 번에 촬영해 공유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요소다”고 말했다.  

10대 20대의 OTT이용률은 각각 72%, 78%였으며, 30% 이상은 매일 이용했다. (자료=메조미디어)
10대 20대의 OTT이용률은 각각 72%, 78%였으며, 30% 이상은 매일 이용했다. (자료=메조미디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동영상 콘텐츠 


이와 함께 1020세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비롯한 영상 플랫폼에 다른 세대보다 더 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KISDI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20의 OTT 이용률은 각각 72%, 78%였으며, 30% 이상은 매일 이용했다. 반면 30대는 64%, 40대는 45%, 50대는 23%, 60대는 7%의 이용률을 보였다. 

또한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10대, 20대 유튜브 이용률은 각각 99.2%, 98%로 나타났다. 이외에 30대 90.5%, 40대 90.5%, 50대 90.6%였다. 1020세대에서 영상 콘텐츠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김은규(17) 군은 “요즘 유명한 유튜브 채널이나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지 않으면 친구들과 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유튜브, 네이버tv 등 플랫폼에서 방영하는 ‘웹드라마’가 1020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다. 웹드라마란 web(웹)+drama(드라마)가 합쳐진 단어로 모바일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다. 한 편당 20분 이내인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돼 학교나 회사 등을 오가며 짧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1020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졌다. 또한 1020세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우정, 학교생활 등을 주제로 다루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재미를 줬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제작해 화제성을 모으고, 시청자의 취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며 가입자를 늘렸다. 

민정은(23) 씨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휴대폰을 통해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아서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 편리해 심심할 때마다 열어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개성이 담긴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유통업계는 소비시장의 주체로 떠오른 1020세대를 겨냥해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에 주목했다. 커스터마이징은 개인의 개성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상품을 제작하는 것인데,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온라인 강좌들이 생겨난 것. 

도자기 공방, 향수 공방부터 스니커즈 꾸미기 등 코로나19 이전에는 직접 공방에 방문했다면 지금은 취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