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과는 다른 ‘미라클 모닝’ ... 자기개발과 자존감 형성에 주목
기상인증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 계정과 오픈카톡방도 줄줄이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대학원생 홍하림(24)씨의 하루는 이른 새벽에 시작된다.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동안 모닝루틴을 실천한다. 그의 모닝루틴은 몸무게측정, 기상인증 사진찍기, 물 마시기, 명상하기, 확언, 일기쓰기, 일정확인 및 정리, 운동가방 싸기, 씻기, 화장하기이다. 모닝루틴이 끝나면 6시 30분에 시작하는 요가수업으로 몸을 푼 후 학교로 출근한다. 지난 4월 부터 실천해 온 ‘미라클 모닝’이다.

홍 씨가 미라클 모닝 시간에 작성하는 체크리스트. (사진제공=홍하림)
홍 씨가 미라클 모닝 시간에 작성하는 체크리스트. (사진제공=홍하림)

‘미라클 모닝’은 2016년에 나온 미국인 저술가 할 엘로드가 쓴 동명의 책에서 나온 개념이다. 일과가 시작되기 전 이른 시간에 일어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새벽시간을 이용해 기도나 명상, 공부, 운동 등을 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미라클 모닝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매일 올라온다. ‘미라클 모닝’ 해시태그 게시글은 41만 개가 넘는다.

미라클 모닝은 과거 열풍이 불었던 ‘아침형 인간’과 비슷한 듯 다르다. ‘아침형 인간’의 목적이 ‘성공’이라면, 미라클 모닝은 ‘자기계발’과 ‘자존감 형성’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 홍 씨는 “미라클 모닝으로 크게 바뀌거나 뭔가를 이룬 것은 없지만 삶과 생각과 몸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시간이 일정해 지면서 수면시간 또한 균일해지고, 규칙적인 생활로 전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인 이채림(28) 씨는 지난 달 부터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이 씨는 “매일 아침 정해진 기상시간에 일어나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오른다”고 밝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해냈으니 다른 것도 충분히 해 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근로자의 삶과 직장문화가 변화했고 ‘워라밸(work-life-balance)’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삶의 여유를 찾는 현대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신의 시간을 확보해 ‘저녁 있는 삶’을 누리겠다는 마음은 ‘미라클 모닝’으로 이어졌다. 취침시간을 미뤄 저녁에 자기개발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찍 기상해서 하루를 보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침이 온전히 자신만의 루틴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한편 저녁에는 일과 후 기분이 좋지 않거나 피곤할 수도 있고, 갑자기 회식이나 야근 등이 잡히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 홍 씨는 “유튜브 영상 하나만 보려다 새벽까지 정주행 해버릴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로 밤의 시간은 안정적이지 않다. 밤보다는 아침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새벽아침 시간은 혼자 일기를 쓰며 생각하고 또 명상을 하면서 하룻동안의 일정을 정리할 수 있다. 자연스레 그 이후 시간부터 아침에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부지런히 일을 하게 되고 하루를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두 달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며 홍 씨는 운동도 시작했다. 홍 씨는 “오전에는 요가를, 저녁에는 스피닝과 타바타 등 고강도 운동을 해왔다. 두 달간 운동을 해오며 자세도 많이 좋아지고 체지방률도 3%나 줄었다. ‘미라클모닝’이 아니었다면 변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되, 타인과 함께하는 미라클 모닝

미라클모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기상미션을 진행하는 카톡방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미라클모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기상미션을 진행하는 카톡방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미라클 모닝’을 인증하는 계정과 서로를 격려하는 오픈카톡방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일의 목표를 인증하거나 정해진 시간에 기상미션을 정해 인증사진을 올리는 오픈카톡방도 있다. 이 씨는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지고 있는데 톡방에서 기상인증 뿐만 아니라 서로의 모닝루틴을 격려하기도 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해서, 일상에서는 거리를 두지만 넷상에서는 또다른 친구가 생긴 기분” 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미라클모닝친구해요’, ‘미라클모닝함께해요’ 등의 해시태그로 서로에게 격려를 하기도 하고, 댓글로 응원하기도 한다. 또 서로 팔로워가 되어 자극받을 수도 있다. 홍 씨는 “매일의 기상인증과 전날의 플래너를 매일 아침마다 올린다. 감사하게도 인스타그램 친구들이 보고 인사도 해주고 응원해주면 힘도 난다. 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보면 자극도 된다. 기상인증을 위해서라도 억지로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천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미라클 모닝에 대한 오해와 편견

한편, 미라클 모닝이 휴식시간으로 보내야 할 수면시간마저 쪼개 자기개발로 쓴다는 의견도 있다. 홍 씨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씨는 “오히려 미라클 모닝으로 수면시간이 보장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씨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기 전 매일 밤마다 자기 전에 휴대폰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그로 인해 자고 일어난 후에도 피로했고, 이 여파로 퇴근 후 저녁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게 다반사였다.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고 이 씨는 “오히려 일찍 잠들고 일어나서 시간 없다는 핑계로 못 읽었던 책을 읽으며 ‘힐링타임’을 보낸다”고 전했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함에 있어서 “일찍 일어나면 졸리지 않느냐“, “굳이 그렇게까지 하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적정 수면시간을 찾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남들과 같은 시간에 자서 일찍 기상하는 것이 아닌, 일찍 잠자리에 들어 빨리 기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면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말한다. 홍 씨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면서 오히려 삶이 여유로워지고 안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홍 씨는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닌, 나의 삶과 목표에 대한 노력을 실천 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 나의 마음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미라클 모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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