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용해 소비 방식 공유... 트렌드 주도
색다른 협업 제품과 아이돌 굿즈 구매 등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편의점은 소비자가 각종 생활용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지만, 1020세대는 편의점을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1020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폭넓게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제품들은 단숨에 인기상품 반열에 오르며 1020세대는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세력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황금 레시피를 즐기는 1020세대
우선 1020세대에서는 각각의 제품을 조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낸 소비자를 뜻하는 이른바 ‘모디슈머’에 의해 개발된 레시피가 인기다.
지난 2017년 편의점의 떡볶이와 스파게티, 소시지, 치즈 등을 함께 조리한 ‘마크 정식’에 이어 조각피자, 떡볶이, 훈제 닭 다리, 스트링 치즈, 케첩 등을 조합한 유튜버 밴쯔의 ‘밴쯔정식’이 인기를 끌었다.
대학생 박정미(23) 씨는 “TV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ㅇㅇ정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자주 봐서 호기심에 구매해봤는데, 색다르고 만족스러웠다”라며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 음식의 새로운 꿀조합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상품을 구매하는 기준도 콘텐츠의 영향을 받는다. 김소희(17) 양은 “즐겨보는 먹방 유튜버나 틱톡커들이 올리는 편의점 상품 리뷰 영상을 자주 보는데, 거기서 먹고 싶은 것들을 메모해놨다가 편의점에 방문하면 구매한다”라고 설명했다.
제품 리뷰 콘텐츠 외에도 부모님 몰래 새벽에 집을 나와 편의점에서 먹방을 하는 내용의 ‘새벽탈출 편의점’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브이로그’ 등을 보며 편의점을 소비한다.
최선우(20) 군은 “알바생 브이로그를 보면 아르바이트를 간접 체험하는 느낌도 나고 또래 친구들이 해서 더 보게 되는 것 같다”라며 “특히 행사상품이나 추천 레시피 등을 소개할 때는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라고 전했다.
캐릭터 아이돌 굿즈 구매까지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 제품과 아이돌 그룹의 굿즈도 인기다.
티머니나 캐시비와 같은 충전식 교통카드 플레이트에는 유명 아이돌의 얼굴을 적용한 한정판 교통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교통카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구매하는 등 음악 앨범을 사면 안에 들어있는 포토카드(굿즈)를 모으듯이 구매한다.
김수영(19) 양은 “교통카드에 최애(가장 사랑함) 사진은 못 참죠, 새로운 사진이 나올 때마다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라고 얘기했다.
이외에도 1020세대는 내용물을 먹은 뒤 제품 포장지를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한다. 최근에는 인기 캐릭터 ‘미니언즈’ 모양으로 만든 케이스를 얻기 위해 구운 계란이 인기를 끌었다. 타제품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니언즈 케이스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 몇 군데를 돌아봤다는 후기도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시 편의점 자체 택배 시스템 필수
GS25 ‘반값택배’, CU ‘끼리택배’ 등 상품을 편의점 매장에서 수령하고 기간이 3~5일 정도 걸리지만 가격이 일반 택배보다 반값 정도로 저렴한 택배 시스템이 있다.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시 이 시스템은 필수다.
최근 택배 가격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자체 배송 시스템에 젊은 층의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사 측은 자체 배송 시스템을 통한 택배의 경우 가격 변동 없이 1,600~2,100원 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값 택배는 택배사가 아닌 각 점포를 오가는 배송차량과 자사 허브센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최근의 택배비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찬혁(19) 군은 “중고거래를 할 때 가격이 저렴한 반값 택배나 끼리 택배를 이용한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받아보면 되니까 불편한 점은 딱히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1020세대는 소비를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한 세대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