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희망지원 센터서 코로나19 5명 확진
센터 운영 나흘 중단...“응급 숙소 추가 확보”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19가 사회적 최약자들이 있는 곳을 덮쳤다. 서울역에 마련된 노숙인 지원 시설에서 확진 환자가 나와 운영이 중단됐다. 확진 환자와 자가격리 대상자는 격리 조치됐지만, 이곳에서 지원을 받던 노숙인들은 역 인근에서 배회하는 모양새다.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가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6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가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6일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이하 ‘센터’)의 문은 굳게 잠겼다. 대신 문 앞에 오는 29일까지 운영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서울역 광장 안에 마련된 센터는 노숙인에게 겨울철 응급 숙소와 샤워, 의류 등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을 멈춰야만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전날인 25일까지 8일간 종사자 2명과 노숙인 3명 등 총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종사자 24명이 입원 또는 자가격리로 근무할 수 없게 됐다. 종사자 중 14명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

26일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임시 중단된 가운데, 센터 인근에는 노숙자들이 거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6일 서울 용산구 다시서기 희망지원센터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임시 중단된 가운데, 센터 인근에는 노숙자들이 거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묻 닫힌 센터 인근에는 소수의 노숙인이나 행인들만 볼 수 있었다. 대신 다수 노숙인들은 서울역 광장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들 중 일부는 무리를 지어 식사를 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광장을 배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 등을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 마스크 지급 ▲ 방한물품 지급 ▲ 응급숙소 안내 ▲ 노숙인 위기대응콜 24시간 응대 등을 지원한다.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는 임시선별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인근의 노숙인들을 상대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2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는 임시선별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인근의 노숙인들을 상대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서울시는 “서울역 응급대피소를 이용했던 노숙인에게는 고시원 등을 추가로 확보하여 응급 숙소를 제공하고,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인은 주·야간 거리상담을 통해 구호물품을 지급하거나 건강상태를 살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센터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종사자 14명이 복귀하는 오는 30일 오전 9시부터 다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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