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 “접종 안 하면 집단 면역은 불가능”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부터...접종 주의사항은?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백신 접종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민들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지만, 방역 당국은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서는 접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신 접종이 더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게 된 상황. 접종 전 준비 과정과 주의 사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질병관리청은 오는 26일 오전 9시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전국 동시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행된다. 다음날인 27일부터는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병원 종사자들이 접종 대상이 된다. 중증 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고위험 의료기관과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은 내달 초부터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에게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제공된다. 내달 중 1차 접종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접종 첫날에는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5,266명의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행한다.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에게는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COVAX)를 통해 도입된 화이자 백신이 제공된다. 접종은 내달 20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 대상은 향후 범위를 넓힌다.

영국에서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국내에서도 첫 접종을 앞두고 있다.  백신 확보에서 현재까지의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들렸지만,  첫 접종을 앞둔 현재에는 예방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집단 면역 생성 기대 역시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대전시가 지난 2일부터 나흘 동안 1,1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백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신 신뢰도를 부정하는 응답은 21.9%로 긍정보다는 적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실제로 폐질환을 앓고 있는 A(64)모 씨는 <뉴스포스트>에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경우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있어 접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우려에도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정부를 믿고 과학과 사실에 근거해 마련한 계획에 따라 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국민이 백신을 불신하고 접종을 기피하면 코로나19 집단 면역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A씨와 같은 기저 질환자 역시 접종을 받는 게 좋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시작을 앞두고 진행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및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 때 맞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WHO는 고혈압과 당뇨, 천식, 폐, 간 신장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 화이자 백신의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25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접종 후까지 최소 3일은 관찰해야

불신과 우려가 일각에서 여전히 남아있지만, 당장 내일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시작된다. 불안 요소를 약화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전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예방접종 하루 전에는 접종을 어디에서 언제 받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고, 접종 당일에는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인후통,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예방접종을 미뤄야 한다. 

접종 전에는 의사의 예진이 필요하다. 예진표에 약이나 화장품, 음식, 기타 백신 등에 대한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경우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최근 14일 이내 다른 종류 백신을 맞은 적이 있다면 역시 표시해야 한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의사와의 예진에서 빠짐없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을 받고 난 이후에는 15~30분 동안 접종 기관에 머물러서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귀가 후에도 최소 3일간은 특별히 몸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접종 부위는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고열이 있거나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사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노년층의 경우 이상 증상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타인과 함께 있을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는 ▲ 접종부의 통증, 부기, 발적 등의 국소반응 ▲ 발열 ▲ 피로감 ▲ 두통 ▲ 근육통 ▲ 메스꺼움 ▲ 구토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이상 반응으로 대부분 3일 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통증이나 부기를 빼기 위해서는 차가운 수건을 접종 부위에 대는 게 좋고, 근육통과 피로감 등 전신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고 질병관리청은 전했다.

하지만 모든 이상 반응이 3일 내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1차 접종 시 또는 코로나19 백신 구성 성분에 대한 아낙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은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 아낙필락시스란 ▲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쇼크  ▲ 호흡 곤란 의식 소실 ▲ 입술과 입안의 부종  ▲ 몸 전체 심한 두드러기 ▲ 기도 붓기와 쉰 목소리 ▲ 저혈압 증상으로 인한 실신 등의 발생을 의미한다.  해당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119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2차 접종 시기를 기다린다. 대부분의 코로나19 예방 백신은 두 차례 이상 접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와 2차 예방접종 간격을 반드시 준수해 동일한 백신으로 접종해야 한다. 다른 감염병 예방접종은 코로나19 예방 접종과 최소 14일 간격을 두어야 한다. 이 때문에 1차 접종을 받았다면 접종 일자를 기억하는 게 필요하다. 백신별 접종 간격은 아스트라제네카는 8~12주, 화이자는 3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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