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복귀 후 2주간 자가격리 ...“병사들 사이 눈치싸움”
마스크 보급과 편의시설 칸막이 설치 등 부대 내 방역에 노력
모집병 화상면접,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병역 이행 절차 도입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19세에 병역준비역에 편입되어 등급에 따라 군복무를 이수한다.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이상의 등급을 받지 않는다면 군대에 입대할 수 있으며, 4급을 받더라도 육군에서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전과나 특별한 질병 등의 사유가 없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군대에서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대 내 개인전화 소지 가능 등의 변화도 있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군대의 큰 변화는 전염병 속에서도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으로 자리 잡힌 코로나시대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춘들을 취재했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코로나 전의 군대였지 말입니다

2021년 기준, 장병의 복무기간은 다음과 같다. 육군과 해병대의 복무기간은 18개월, 해군은 20개월이며 공군은 21개월간의 군복무기간을 갖는다. 현역병은 5주간의 기본군사 훈련을 포함해 18개월 동안의 복무기간을 갖는다. 입영부대는 실제 복무부대가 아니며, 신병교육 후 복무부대 결정은 입영부대 일정에 따라 전산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결정되며, 전 지역으로 배치된다.

정기휴가 일수의 경우 육군과 해병대는 24일, 해군은 27일 공군은 28일이 주어진다. 군인은 적의 침략과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항시 전투태세를 갖추어야 하므로, 휴가 및 외출가능 인원을 제한한다. 육군의 경우 전체 부대원의 30% 이상의 출타를 제한하고, 각 분과의 분대원은 50% 이상의 출타를 제한한다. 또한 분대장과 부분대장은 같이 휴가를 갈 수 없도록 제한했다. 특정비율만 맞춘다면 휴가 및 외출이 가능하다. 부대마다의 편차가 있지만 막사 내 병력의 35% 비율이 넘지 않는 한에서 원하는 날짜에 휴가와 외출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의 이야기이다.

휴가, 외출, 신병이 있었는데 없습니다

작년 1월 둘째 주부터 코로나 관련 통제가 전국적으로 전달되었다. 부대에서는 통상휴가, 외출 금지령을 전달하고 휴가와 외출에 대한 통제를 시작했다. 5월 말~6월 초 국민 청원으로 한시적으로 휴가 허용 및 강제 출발을 시행했다. 7월 초에는 각 부대마다 휴가 예정안 및 대처, 휴가 후 방역지침 제작해 전파하고 시행했다. 그마저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시기마다 추가로 휴가통제가 이루어졌으며 외출에 한해서는 계속 제한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후 병사들의 사기 감소 및 정신적인 부담으로 인해 부대 내 분위기가 악화되기도 했다. 가장 큰 불만은 강제적으로 통제된 휴가와 외출에 대한 보상과 관련된 공식문서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자가 전역 대기 중인 전용준(익명·23) 씨는 “코로나 대량 확진발생시 휴가금지 등 휴가여부에 확답을 받을 수 없어 서로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제한 속에서 휴가를 다녀와도, 복귀 또한 방역을 위한 절차를 갖췄다. 혹시 모를 코로나 확진을 대비해 휴가자는 3일 전에 PCR검사를 해야 했다. 복귀 후에도 코로나관련 설문지 작성하며, 일반병사들과 격리된 막사에서 2주 이상의 격리기간을 갖는다. 격리자들은 격리구간시설의 보수 및 관리 작업이나 일반병사들과 동선을 완전히 격리해 다른 작업을 한다. 만약 고열 및 감기증상 발생 시 매뉴얼대로 조치 후 차도가 없을시 병원으로 호송 등의 절차를 갖췄다. 부대에서는 방역과 안전을 위한 절차를 마련했으나, 병사들 간에는 ‘눈치싸움’이 시작되었다. 전 씨는 “휴가를 일주일 나가기 위해 휴가를 일주일 쓴다면 격리기간 이 주 까지 삼 주 동안 업무에서 빠져야 하므로 주위에서 눈치를 엄청 줬다. 격리된 기간 동안 격리자가 일도 안하고 편할 것이라고 생각 받아 서로 불편했다”고 전했다.

외출 또한 확정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이었으나, 코로나 발생이후 강제적으로 통제되면서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단이 사라지며 갈등을 초래했다. 또다른 장병 A씨에 따르면, 자신의 부대에서는 휴가 통제와 제약에 대한 보상안을 제시했으나 다음과 같이 여러 차례 수정됐다고 한다.

20년도 4월 기준

20년도 9월

평일외출 2회 휴가 1일

평일외출 1회 휴가 0.125일

주말외출 1회 휴가 1일

주말외출 1회 휴가 0.333...일

외박 1회 휴가 2일

외박 휴가 1일

 

휴가와 외출뿐만이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입영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군 입대 전 받아야하는 병역판정검사는 작년 3월 9일 부터 전국적으로 2주간 중단되었었다. 그러나 코로나 관련 집단시설의 다중감염 사례가 지속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병역판정검사 중단기간을 추가로 연장했다. 연기가 연장되며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가 교체되어 병역판정검사는 4월 13일 부터 재개되었다. 병역판정검사가 중단된 기간 동안 병역판정검사 본인선택 및 병역처분변경원접수도 중지되었다. 다만 질병으로 복무가 곤란한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중인 사람이 병역처분변경원 신체검사는 의무자의 불편해소를 위해 3월 26일부터 재실시 했다.

병역판정검사가 중단됨에 따라 신병의 입소 또한 늦어지며 보직과 훈련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신병교육대에서는 교육받는 기간을 3주로 줄였으나, 신병 교육을 마치고 배속 받은 부대에 도착한 후에 2주 동안 자가 격리기간을 갖기 때문에 보직과 훈련 및 작업에 관한 교육을 받기에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 씨는 “신병들이 배움이 부족하다 보니 일의 숙련도가 낮고 잦은 실수로 대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코로나는 입영풍경도 바뀌었다. 입영 행사는 취소되었고, 위병소에서 마스크를 받아 열을 재고 손 소독을 마쳐야만 부대로 들어갈 수 있다. 가족, 친구 혹은 애인과 주차장에서 전하는 배웅이 전부였다. 지난 12월 코로나 속에서 입대한 조상현(익명·23) 씨는 “입영, 수료식 때 친구와 가족들의 참석이 불가능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관련해서 육군에서는 간부들의 이동최소화, 훈련 인원 최소화, 외부인력 출입통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간부들의 경우 자가로 복귀해서 휴식하는 것이 아닌 간부숙소에서 지내며 외출을 제한했다. 훈련의 경우 체력훈련을 각 부대에서 타 부대인원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여 전염가능성을 줄였다. 또한 체력단련에 대해 철저한 규칙을 따라 규칙적인 시간에 행해 체력을 유지함으로 면역력을 유지하게 했다. 외부인력의 출입통제 또한 PX의 물품보급, 부대 내에서 손 볼 수 없는 시설 수리 등의 외부인력에 한해서 검사를 진행한 후 통과를 해 출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군 예방 대응지침 (사진제공=국방부 정책홍보담당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군 예방 대응지침 (사진제공=국방부 정책홍보담당관)

부대에서는 병사들에게 마스크를 보급해 샤워, 취식, 취침 시를 제외하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식당과 다른 편의시설에 칸막이와 손소독제를 설치했다. 또한 병사들로 하여금 중식시간과 저녁 청소시간에 손잡이와 관물대 등 손이 많이 닿는 부분에 소독약을 뿌리고 닦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부대라는 조직 특성상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지키기 어려운 점이 많지만, 되도록 최소인원으로 조를 짜 나눠 작업하는 예방책을 세웠다. 전 씨는 “방역과 함께하는 일상방역수칙을 지키느라 작업 혹은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단체로 쉽게 끝마칠 작업이 방역수칙 하에 비효율적인 인력이 더 운용되어 같은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소요되기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병사들의 휴가의 경우, 전역이 가까운 인원에 한해서 남은 휴가만큼 전역을 앞당긴다고 전해져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군법 상 휴가일수 만큼 전역을 앞당기는 형태의 조기전역은 없고 ‘자가 대기 후 전역’의 형태로 휴가를 내보낸다. 그러므로 병사들이 부여받은 본래 전역일까지 그들은 ‘휴가 중인 병사’로 취급된다.

코로나19가 심각단계에 들어서며 병역이행 절차에도 많은 수정이 이루어졌다. 현역 입영에 각 군 모집병으로 지원한 사람들은 화상면접을 실시하거나 서류전형으로만 선발한다. 또한 국방부의 예비군훈련 시행 지침에 따라 20년도 예비군훈련을 전면 미실시하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의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 교육을 중단했고, 사회복무요원 교육이 중지된 사람에 대하여 복무규정 숙지 및 직무수행 역량 강화를 위해 사이버교육으로 대체교육을 진행했다. 산업지원인력 신규 편입자 교육 또한 코로나의 확산방지를 위해 집합교육을 중지하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했다.

코로나 시대의 국군장병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 19대응에 동원되곤 했다. 부대인근 경로당과 아동센터의 방역지원은 물론이고 개학을 앞둔 학생들의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요원으로 투입되었다. 또한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시기에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장병들의 적시적인 지원 덕분에 신속한 조사로 즉각적인 방역조치도 가능했다. 서울시 감영병관리과 강의성 역학조사실장은 “인력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에 특전사의 지원이 확진자 감소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전염병 속에서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은 물론 국민을 위한 군으로서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국군장병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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