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근무환경 고발’ 기자회견
이선규 위원장 “지금까지 센터 내부 소독을 한 적 없어”
노동자들 “냉방시설 설치, 소음 문제, 거리 두기 등 해결해야”
한국장학재단 “노조 주장 사실 아냐…6곳 모두 냉방시설 있어”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상담사들이 폭염 속 냉방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오전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조합원들이 근무 현장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30일 오전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조합원들이 근무 현장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30일 오전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는 서울 중구 한국장학재단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장학재단은 수탁업체를 제대로 관리하고 콜센터 내 소음, 냉방 문제를 해결하고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켜라”라고 말했다.

이선규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7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있지만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센터 내부 소독을 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단은 상담사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50명 단위, 6개의 센터로 분산 운영하고 있다”라며 “해당 사무실 중 일부는 소음과 냉방 문제가 크고, 오히려 밀집도는 높아졌다”라고 재단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희정 지회장은 “재택근무가 19일부터 시작되고 있는데, 시스템 상 문제가 많다”라며 “상담사들에게 장비가 지급되지도 않고, 재택근무 시 고객 정보 조회가 불가능해 센터 근무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발언하고 있는 염희정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장.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염희정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장은 "재택근무를 위한 장비, 업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상담사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종각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상담사는 “지난 6월 말부터 에어컨 설치를 요구했지만 재단과 회사는 묵묵부답이다”라며 “중앙냉방시스템은 자주 고장 나고, 대형 선풍기를 강으로 작동해도 실내온도가 29도, 습도가 50%나 된다. 겨울에 입는 두꺼운 점퍼를 입고 일하는 기분이다. 거기에 마스크까지 쓰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라고 울먹였다.

또 다른 노동자는 “우리는 한국장학재단 입찰 결과 다시 재계약을 한 위탁업체 효성ITX의 결정에 따라 사무실을 옮겨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센터가 분리되면서 동대문역사공원 센터와 종각 센터로 나눠졌는데, 종각센터의 근무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상담사 간 거리도 약 94cm로 거리두기도 안 돼있고, 앞뒤 간격이 좁아 주변 상담사들의 목소리가 다 들린다. 또한 천장이 낮아 울림이 심하다 보니 서로 목소리가 커지면서 업무처리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 더위에 냉방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상담사들이 계속 근무할 수는 없다. 상담사들의 인권, 건강권을 생각해야 한다. 장학재단은 이 문제를 민간위탁업체에 떠넘기지 말고 책임져야 한다. 냉방시설, 소음 문제, 방역 지침 책임지고 그 해결책을 8월 3일까지 내놓길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최초로 냉방시설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이 노동조합 역사에서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전경 (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한국장학재단 전경 (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한국장학재단 “냉방시설 갖추고 있어…소독도 주 1회씩”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담센터 6곳 모두 냉방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종각센터의 경우 건물 자체 중앙 냉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휴게실 설치로 인해 냉방 순환이 일부 원활하지 않아 에어컨 추가 설치를 추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소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등 방역 지침을 어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주 1회 이상 센터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며 “2개 센터는 주 1회씩 전문 소독 업체를 통해 방역하고 있으며, 1곳은 자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상담원 간 밀집도가 높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6월에 실시한 상담센터 현장 점검을 토해 사무공간 요구 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해 일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며 “현재 상담원 간 앞뒤 간격은 최소 180cm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칸막이 외에 90cm 정도의 추가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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